이스타항공, 끝내 605명에 해고 통보

입력 2020-09-08 04:06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정리해고 대상 직원에게 그룹웨어 이메일을 통해 관련 사실을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이스타항공 노동자 8차 총력결의대회에서 한 참석자의 모습. 연합뉴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결렬 이후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직원 605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스타항공은 M&A 무산 이전 직원이 1700여명이었던 것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7일 직원 605명에게 다음 달 14일자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에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90여명이 퇴사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중순 항공기 15대 중 9대를 반납하고 관련 인력 700여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었다. 다른 매수자를 찾는 과정에서 인수 후보자 대다수가 조직 슬림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해고 대상자들에게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선을 재운항하면 재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구조조정 이후 이스타항공에는 500여명이 남게 된다. 남은 항공기 6대 운항과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에 필요한 인력이다.

현재 이스타항공 측에 기업 4곳과 사모펀드 등 10여곳이 인수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 인수 기업을 선정해 다음 달 중 M&A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달 초부터 ‘기업 해체 수준의 구조조정을 멈추라’며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박이삼 노조위원장은 “소유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가 사재를 출연하면 충분히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구조조정 대신 순환휴직을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직원 다수는 오히려 실업급여나 체당금(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임금의 일정 부분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제도)을 받기 위해 서둘러 희망퇴직이나 구조조정을 해 달라고 한다”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