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동해안을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부산·경남지역과 경북, 강원 동해안지역에 큰 피해를 낳았다. 2명이 실종되고 5명이 다쳤으며, 이재민 78명이 발생하고 정전으로 원전이 멈추기도 했다. 강풍과 폭우에 따른 농경지 피해면적은 3557㏊에 달했다.
하이선의 직접 영향을 받은 부산은 피해가 잇따랐다. 7일 오전 8시30분쯤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유출돼 인근 주택을 덮쳤다. 60대 남성은 토사가 주택 출입구를 막으면서 집안에 갇혔다가 119 구조대원에게 구조됐다.
동래구 온천동의 한 육교 승강기가 정전으로 멈추면서 내부에 갇힌 50대 남성이 119에 구조됐다. 광안대교를 지나던 1t 트럭이 강풍에 의해 옆으로 넘어져 소방과 경찰이 운전자를 구조했다. 거가대교,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등 해상교량은 물론 온천천 등 내륙 하천 도로 등 53곳이 통제됐다. 강서구 미음 터널 주변 사면이 붕괴해 창원∼부산 간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경남지역 지하차도 9곳과 위험도로 5곳, 터널 2곳 등도 통제됐다.
하늘과 바닷길도 막혔다. 7개 공항의 항공기 76편이 결항했고 전체 91개 항로 여객선 118척의 발이 묶였다. 철도 일반선 7개 노선의 운행은 중단됐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했다가 오전 11시50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태풍은 원전까지 멈춰 세웠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이날 오전 8시38분 월성원전 2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급)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9시18분 월성원전 3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급) 터빈발전기도 정지됐다.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11시23분쯤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대평리에서 석회석 업체 직원 A씨(44)가 배수로에 빠져 실종됐다. A씨는 이날 동료 10여 명과 석회석 채굴작업 후 철수하던 중 배수로에 빠진 뒤 물에 휩쓸려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인근에서 50대 여성이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고, 부산진구 개금동 토사붕괴현장에서 2층 주택에 고립된 60대가 119에 의해 구조됐다.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울산 무거동 2만3000여 가구를 비롯해 황성동 129가구, 삼산동(농수산물시장) 등 23곳 3만664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도 오전 8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정전됐다. 앞서 충남 아산시 용화동에선 전날 오후 10시13분쯤 강한 바람에 쓰러진 나무가 전선을 끊으며 정전이 발생해 7986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춘천=서승진 기자 전국종합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