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지원단장 “秋 아들,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압력 있었다”

입력 2020-09-07 04:03

특혜 휴가 의혹에 휩싸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과 관련해 이번에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추 장관 아들을 통역병으로 선발하라는 외부의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원식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6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카투사병을 관리하는 한국군 지원단장이었던 예비역 A대령은 신 의원실 측과의 통화에서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해) 동계올림픽 할 때 압력 들어왔던 것들을 내가 다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 장관 아들은 2016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 지역대에서 카투사로 복무했다.

다만 A대령은 추 장관 아들은 제비뽑기에서 떨어져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 요원으로 선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A대령은 추 장관 아들을 포함한 2사단 동계올림픽 통역요원 지원자들을 불러모아 “‘너희들이 하도 청탁을 많이 해서 내가 제비뽑기를 한다. 뭐 문제있는 사람 손 들어봐’라고 했는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아서 제비뽑기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추가적으로 또 보내 달라고 하는 것을 내가 막았다”고 덧붙였다. A대령은 그러나 추 장관 아들 관련 민원은 추 장관 측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은 아니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 아들 서모씨 변호인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관련 사안은) 피고발 사건 범위가 아니라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서씨 측은 또 자대 보직 관련 청탁 의혹에 대해선 “카투사 부대배치 및 보직은 후반기교육 퇴소식 때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컴퓨터 추첨으로 결정된다”며 “어떤 외부 개입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 수사를 위한 특임검사 임명도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하루빨리 특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며 “법무장관이 수사대상이어서 장관이 철저하게 배제되는 특임검사의 도입이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검찰 안에 일이 있을 때 특임검사가 수사를 하는 것인데 법무장관 가족 문제이니 같은 것 아니냐”며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동부지검은 8개월째 수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일단은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특임검사에게 맡겨 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특임검사제는 검사가 관련된 사건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검찰총장이 특임검사를 지명하는 제도다. 대검찰청 훈령 제160호 특임검사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윤 총장이 결심만 하면 임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추 장관 아들 의혹은 검찰 내 비리 사건을 수사해온 특임검사 시행 대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특임검사 임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특별검사나 국정조사까지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당은 추 장관 아들 의혹에 특임검사와 특별검사 모두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