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째 100명대에 머물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달 말 추석 연휴 방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양한 지역에서 귀성객이 대거 이동하는 만큼 지역 간 감염 위험도 크다.
정부·여당은 오는 추석 연휴에 이동을 자제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연휴만큼은 이동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집에 머무르면서 휴식의 시간을 갖도록 국민 여러분께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추석 대이동이 있다면 코로나19 상황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이동을 자제하는 추석이 됐으면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기간을 특별방역 기간으로 정하기로 했다. 추석 연휴기간 중 유흥시설이나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지나친 밀집과 밀접접촉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검토 중이다.
추석 기간 인파가 몰리는 마트, 전통시장에 대한 방역 관리도 강화한다. 정부는 유통시설 등에서 고객이 많이 모이는 행사나 시식·시음을 자제하도록 관련 업계와 협의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소기업청은 방역점검반을 구성해 주요 전통시장 200여곳의 방역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추석 전후 업무량이 증가하는 유통물류센터의 방역 관리도 점검한다.
귀성객들에게는 성묘와 벌초를 가급적 자제하고 직계가족만 만나도록 권고했다.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동할 때는 개인차량을 이용하고, 휴게소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고향 집에서는 제례 참석인원을 최소화하고, 되도록 짧은 시간 머무르는 게 좋다. 특히 어르신 등 고위험군을 만나는 자리에선 꼭 마스크를 써야 한다.
추석 명절기간 전후 2주 동안 실내 봉안시설은 방문객 사전예약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봉안시설 제례실·유가족 휴게실은 폐쇄한다. 정부는 성묘나 봉안시설 방문 대신 오는 21일부터 제공되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서 온라인 성묘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장했다. 벌초는 산림조합, 농협 등에서 제공하는 벌초 대행서비스 이용을 권했다. 불가피하게 직접 벌초를 한다면 참석인원을 최소화해야 한다.
연휴 마지막 날인 다음 달 3일 일부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기도 했으나 서울시는 이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브리핑에서 “7개 단체에서 서울시내 집회 27건을 경찰에 신고했다”며 “대부분은 광화문 주변을 비롯한 집회금지구역에 해당돼 경찰이 집시법에 따라 금지를 통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167명 늘어 총 확진자 수는 2만117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1명 늘어 334명이었고, 위중·중증환자는 역대 최대치인 163명을 기록했다.
최예슬 강준구 오주환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