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다음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막대한 시중 유동성을 배경으로 한 ‘공모주 광풍’이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내달 초 예정된 빅히트 기업공개(IPO)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청약 마감일인 지난 2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45조4억원이었다. 청약 전날인 지난달 31일(60조9633억원)에서 16조원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도 60조5270억원에서 48조6257억원으로 급감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기간 28조원가량의 증시 주변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약 58조원이 몰린 걸 고려하면 상당 부분이 증거금으로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 증거금은 오는 18일까지 투자자들에게 환불된다.
이처럼 대규모 머니 무브를 일으킬 정도로 많은 증거금이 향후 어디로 흘러들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자금처로는 크게 은행 예금, CMA 등 단기 금융상품, 증권 계좌 잔류나 공모주 청약 등 3가지가 꼽힌다.
증권가에선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의 IPO가 예정된 만큼 또 다시 공모주 열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낮은 예금금리와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단기 금융상품이나 공모주 재청약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빅히트 등 차기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의 선례를 보면 빅히트의 수요 예측도 흥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목표인 빅히트는 이번에 713만주가량을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로는 10만5000~13만5000원이 제시됐고, 오는 24~25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을 실시한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7000억~4조8000억원이다. 일반 투자자 청약은 내달 5~6일이다.
SK바이오팜처럼 ‘따상’(공모가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된 이후 상한가)을 달성하면 빅히트 최대주주인 방시혁 대표는 단숨에 국내 주식 부자 5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방 대표가 보유한 빅히트 주식은 1237만7337주인데, 공모가가 최상단에서 결정된 이후 따상에 성공하면 계산상 주식 가치가 4조3444억원에 이른다. 상장하자마자 현재 주식 부호 5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약 4조2597억원)을 밀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