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질풍노도 김광현 ‘부상 돌부리’

입력 2020-09-07 04:01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이 혈관질환 재발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복통을 느껴 이송된 병원에서 신장경색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진행한 뒤 퇴원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김광현의 수술을 피한 것만으로도 안도했지만, 완전한 회복을 담보하지 않은 복귀는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을 보면, 세인트루이스는 6일(한국시간) 김광현을 지난 3일자로 소급한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이로 인해 7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로 예정된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 선발등판은 무산됐다. 김광현의 전력 이탈 기간은 사실상 1주일이다. 오는 13일이면 복귀가 가능하다.

부상 사유는 신장경색이다. 김광현은 지난 5일 시카고에서 복통을 호소해 응급실로 이송됐다. 세인트루이스의 컵스 원정 5연전이 시작된 날이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은 이날 “김광현이 병원에서 신장경색 진단을 받고 치료한 뒤 퇴원했다”고 보도했다. 김광현은 병원에서 혈액 희석제를 투여하는 치료를 받았다. 세인트루이스로 돌아가 약물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다.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의 복통에서 당초 우려했던 것은 맹장수술이다.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실트 감독은 “다행히 김광현의 복통은 맹장염이 아니었다. 김광현의 통증은 전날까지 심각했지만, 이제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을 수술대에 올리는 최악만은 면했다는 얘기다. 조 모젤리악 사장은 김광현의 복귀 가능성을 “희망적”이라고도 말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지난 7월 24일에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67일간 팀당 60경기씩을 편성한 ‘미니 시즌’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마저도 세인트루이스의 일정은 지난 8월 구단 내 집단 감염 양상에 따른 취소 경기를 반영해 58경기로 줄었다. 시즌 종반으로 향하는 시점에서 수술은 곧 ‘시즌 아웃’ 선언이다.

김광현은 부상자 명단 등록 기간만 보면 리그 종료를 2주가량 남긴 시점에 복귀할 수 있다. 3경기 안팎의 출전이 가능하다. 문제는 김광현의 회복 경과다. 김광현은 완전하게 회복하지 않고 실전에 복귀하면 스스로의 건강은 물론, 팀의 리그 종반 순위 반등과 포스트시즌 진출 계획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광현은 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해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을 기록하고 있다. 5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는 선발 등판했다. 미국의 일부 언론은 김광현을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도 지목하고 있다. 혈관질환이 재발한 이상 지금까지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김광현은 한국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소속이던 2010년 10월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혈전으로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증세를 나타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안면 경련과 어깨 통증에 시달린 김광현의 기량은 그 이듬해부터 하락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