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간호사 격려 메시지를 놓고 3일에도 진의와 작성 주체를 두고 후폭풍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처음 문 대통령의 진의와 달리 참모들이 문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편 가르기 논란을 일으킬 만한 자극적인 표현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는 비판이 계속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의 진의는 간호사들 근무환경이 나쁜 것이 안타깝다며 도움을 주려고 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진심으로 걱정한 것인데 마지막으로 메시지가 나갈 때까지 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참모들 전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메시지는 연설비서관, 기획비서관이 담당한다. 광복절 경축사 같은 공식 행사 연설은 연설비서관이 맡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등 내부 회의 모두발언은 기획비서관실이 주로 담당하는 식이다. 물론 문 대통령의 수정과 확인을 거친다. 이번 페이스북 글은 기획비서관실이 맡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오전 참모들에게 열악한 방역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을 격려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에는 의사와 간호사를 편가르기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자극적인 표현들이 포함됐다. 이 글이 올라간 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번 간호사 격려글은 대통령의 통상적인 격려와는 너무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일부 참모는 야당이 말꼬리를 잡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 관계자는 “감사 메시지도 못 내느냐. 노동자의 날에 노동자 격려하면 반기업이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여당에서도 대통령 발언이 뭐가 문제냐며 두둔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전선에서 수고하는 간호사 선생님들 고생이 많다고 위로하고 격려한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했다. 고민정 의원도 “대통령의 감사 메시지에 대해 편 가르기라고 떠들썩하다”며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며 놀랐다”고 했다.
반면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문 대통령은 아마 ‘편 가르기는 내 운명’이라고 얘기하실 듯하다”며 “이런 저열한 술수 말고 진정으로 국민 통합 노력을 시작할 때”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대통령이 썼든 비서진이 작성했든 공식적으로 나온 말과 글은 온전히 대통령의 것”이라며 “책임도 최종 결재를 한 문 대통령 본인이 지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말은 국민 통합을 외치면서 행동은 국민 분열 쪽으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어제 대통령 말씀은 국가지도자가 하실 말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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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