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수도권 전셋값… 서울은 주춤, 인천은 껑충

입력 2020-09-04 00:10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매물 감소의 영향으로 한 달 가까이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전셋값은 62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수도권에서는 전셋값이 서울에서 다소 안정세를 보였을 뿐 경기도는 오름폭을 유지했고, 인천의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다. 서울의 전셋값 상승이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전역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양상이다.

3일 한국감정원의 8월 다섯째 주(31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10%로 안정세를 이어갔다. 서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이 4주 연속 0.01~0.02%대에 그친 영향이 컸다. 세종시의 매매가격지수 변동률도 0.51%로 여전히 높은 상태이지만 7월 말 2.95%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많이 꺾였다.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에서도 서울은 0.09%로 지난 6월 22일(0.08%) 이후 10주 만에 0.10% 이하를 기록해 전국 변동률도 다소 안정됐다. 감정원은 “교육환경이 양호한 지역이나 역세권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 등으로 거래 활동이 위축되면서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전역으로 보면 전세난이 여전히 심각하다. 실제로 경기도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21%로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6월 말 이후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인천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13%로 전주(0.06%)에 비해 크게 올랐다. 연수구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이 0.38%에 달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인천은 6·17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매매가격과 전셋값 모두 급락했던 지역이다.

게다가 수도권 전세난은 이제 시작이라는 관측이 많다. 앞서 서울의 전셋값 상승은 전세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3일 기준 7031건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만 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전세 물량을 찾지 못한 세입자가 가까운 경기도와 인천 지역으로 옮겨가며 전셋값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의 사정도 서울과 비슷하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거래량은 3일 기준 9508건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다. 올해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월(2만7184건)에 비하면 거래량이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사철이 시작되는 9~10월에는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