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무선청소기 시장 주도권을 두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가전업체들은 각사의 특징을 내세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LG전자가 40~50%대로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삼성이 20~30%대, 다이슨이 10%대로 집계된다.
현재 주류를 이루는 형태의 제품을 처음 선보인 업체는 영국 다이슨이다. 다이슨은 2017년 강력한 흡입력을 내세운 ‘컴플리트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주도, 한때 점유율이 80%를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무선청소기의 가능성을 본 국내 업체가 한국의 사용 환경에 맞춘 제품을 내놓으면서 결국 선두 자리를 내줬다.
다이슨은 지난 7월 국내 시장을 공략할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나섰다. 360도 헤드가 돌아가는 제품 ‘옴니-글라이드’와 무게가 1.9㎏으로 가벼운 ‘디지털 슬림’은 한국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54만9000원부터 89만9000원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기존 다이슨 청소기가 100만원대 고가 제품 위주였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LG전자는 2018년 물걸레가 달린 무선청소기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뒤흔들었고, 이내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3월 출시된 ‘LG 코드제로 A9S 씽큐’ 역시 물걸레 기능이 장점이다. 먼지 흡입과 동시에 물걸레 청소도 가능하다. 극세사 패드에 자동으로 수분이 공급되고, 패드가 회전하며 바닥을 닦는 방식이다. 탈부착이 가능한 대용량 배터리 2개로 최대 120분까지 청소가 가능하다. 인공지능(AI)도 탑재해 LG 씽큐 앱과 연동시키면 청소 이력과 제품 고장 원인, 해결방법도 알 수 있다. 가격은 90만~139만원이다.
이들 업체는 브랜드 선호도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앞서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지난 6월 소비자 대상 청소기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LG전자와 다이슨 제품이 1, 2위를 차지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응답자의 62%가 LG전자 코드제로를 1순위로 꼽았고, 다이슨을 첫번째로 꼽은 사람도 60% 수준이었다. 삼성전자 제트(17%), 일렉트로룩스(13%)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무선청소기 제트를 내놓으면서 시장점유율에서 다이슨을 제쳤다. 버튼 하나로 청소기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워주는 청정스테이션이 인기 비결이다. 위생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청정스테이션 출시 이후 5개월간 삼성 제트 판매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3배, 전작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삼성 제트 신제품은 104만9000~124만9000원이다. 가전업계는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규모가 2018년 100만대에서 올해 18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30~40% 가량 성장이 기대된다. 한 관계자는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3사가 성능 차이를 좁히고 있고 장점이 뚜렷한 신제품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어 향후 판도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