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핵탄두 200여기 보유… 10년 내 2배 이상 늘어날 것”

입력 2020-09-03 04:05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중국의 둥펑-26 미사일. 바이두 캡처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현재 200여기에 달하고, 향후 10년간 그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미국 국방부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중국의 핵탄두 보유 규모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을 압박해 미국과 러시아의 군축 협상에 참여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의회에 연례적으로 제출하는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은 핵전력 확대와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200기 초반 수준인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향후 10년 안에 최소 두 배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은 미국에 위협적인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GLBM) 장착 핵탄두가 현재 100기 정도인데, 5년 내 약 200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중국의 핵탄두 보유 규모는 러시아나 미국보다 작다. 미 과학자연맹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는 4300기 정도, 미국은 3800기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은 어떤 국제 협약에도 구속받지 않은 채 재래식 미사일 전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 군사력이 군함 건조와 지상발사 재래식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통합방공망 등 몇 가지 부분에서는 이미 미국과 같거나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상전투함 130척을 비롯해 총 350척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한 중국의 해군력은 세계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국방 예산에 대해서는 2019년 공식적으로는 1740억 달러지만 연구·개발과 외국 무기 조달 등을 포함하면 실제 지출은 2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의 2019년 국방비 지출은 6850억 달러였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 국방부의 발표는 이전 발표들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왜곡하고 편견으로 가득 차있다”고 비판했다. 화 대변인은 또 “미국의 국방비는 그 뒤 순위 10개국의 국방비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꼬집으면서 “미국은 단지 군사영역에서 절대적 패권주의를 추구하기 위해 핑계를 찾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