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秋 장관이 거짓말…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 녹취록 공개

입력 2020-09-03 04:05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답변을 하기 위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왼쪽 사진 가운데).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한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회사진기자단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중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해 “검증 과정에서 장관으로서 적격이라고 판단했다”며 “임명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건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노 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추 장관 인사 검증의 책임을 묻는 김도읍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서씨가 육군 카투사로 복무하며 58일간 휴가를 다녀왔다는 ‘황제 복무’ 논란이 추 장관 임명 당시 인사추천위원장이었던 노 실장에게 옮겨붙은 것이다. 노 실장은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선 상이한 의견과 주장이 있다”며 “현재 고발된 상태니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알고 추천했느냐, 모르고 추천했느냐”는 김 의원 질의에는 “대외적으로 밝힐 수 없는 영역”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서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21개월간 카투사로 군 복무를 했다. 카투사는 주한미군 부대에 근무하는 한국 육군의 지원 병력이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서씨가 근무했던 부대 지원장교 A대위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A대위는 지난달 30일 ‘추 의원 보좌관이 서 일병 병가가 연장되느냐 문의 전화가 왔다고 그랬느냐’는 신 의원 측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A대위는 또 “왜 보좌관이 굳이 이걸(전화를)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추 장관과 서울동부지검의 해명은 대국민 거짓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녹취록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추 장관은 전날 “보좌관이 전화를 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도 “(관련) 진술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서씨 측도 “허위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씨 측 변호인은 입장문을 내고 “서씨의 병가 및 휴가 내용을 조사한 결과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씨가 1차 병가 기간 가운데 2017년 6월 7~9일 입원 후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고, 이후 일상 거동조차 불편한 상황에서 같은 달 15~23일 2차 병가를 받았다”고 했다. 병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 일체도 서씨가 소속 부대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운영위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소비 쿠폰은 지난달 중순에 신청해 이달부터 사용할 수 있었다”며 “8·15 광화문 집회발 확산이 없었다면 경제와 코로나 방역은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부동산 시장 문제를 거론하며 반격했다. ‘왜 서민들이 빚내서라도 집을 사려 하느냐’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노 실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답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논란도 불거졌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노르웨이 순방 문화행사 사전답사시 탁 비서관이 현장사진을 촬영해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지운 게 대통령경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질의하자 노 실장은 “적절치 못한 행위였다”고 했다.

‘손가락 논란’이 불거지며 소동도 일었다. 회의 도중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를 마치고 제게 와 ‘끼어들지 말라’며 등을 쳐 불쾌한 얼얼함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은 “남의 질의에 ‘야지’(야유를 뜻하는 일본어)를 놓는 걸 지적하려다 (손가락을) 살짝 댔다”고 맞섰다. 정회 후 운영위가 속개하자 김태흠 의원은 “불쾌했다면 사과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에 김진애 의원도 “사과를 받아들인다”면서 “야지라는 표현은 속기록에서 뺐으면 한다”고 했다.

양민철 김경택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