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8·15 광화문 집회 주최 측이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등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적반하장, 후안무치에 말문이 막힌다. 이들은 “8·15 집회 참가자들은 정부 방역 실패의 희생자”라고 강변했다. 방역 당국이 사랑제일교회발 누적 확진자 수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대국민 사기 행각”이라고 매도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아 온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전광훈씨도 2일 퇴원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어 “(방역 당국이) 우한 바이러스를 우리 교회에 뒤집어씌워 사기극을 펼치려 했다”고 주장했다. 헛웃음이 나오는 궤변들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1000명이 넘는다. 이 교회는 예배 중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교회에서 교인 등이 집단 숙식까지 해 감염에 취약했다. 지난달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13일 5명, 14일 19명으로 불어나 집단감염이 현실화됐다. 그런데도 전씨와 교인들은 집회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광화문 집회 참석을 강행했다. 이 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17일 319명으로, 지난 1일에는 1083명으로 폭증했다. 이 교회와 집회 관련 확진자가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에서도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책임을 인정하고 자성하기는커녕 방역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 본부장 등을 고발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방역을 방해한 사랑제일교회 측에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예고한 대로 치료비와 진단검사비 등에 대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전씨에 대한 수사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법원도 코로나 확진으로 일시 중단된 전씨에 대한 보석 취소 절차 진행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코로나19를 조기에 극복하려면 국민 개개인이 최일선에 있다는 생각으로 방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나와 가족, 공동체를 위해 조금 더 인내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2일 소속 교단에 온라인 예배 연장을 당부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다. 방역 당국에 약속한 2주간의 수도권 지역 온라인 예배 기간이 끝났지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고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이라 현장 예배로 돌아가는 건 무리다. 국민 대다수가 일상의 불편과 경제적 손실 등을 감수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교회도 여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
[사설] 방역 사기극이라는 전광훈의 궤변
입력 2020-09-03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