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니며 전도는 믿는 자의 당연한 의무라는 생각에 중고등부 때부터 친구들을 전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호기심과 질문이 많은 한 친구를 만나 예수님을 믿고 같이 천국 가자 했더니 ‘예수님을 어떻게 믿지?’라며 되물었다. ‘그럼 교회에 가서 말씀을 들어보자’며 교회에 데리고 왔는데 예배 중에 손을 번쩍 들고 ‘어떻게 예수를 믿느냐?’고 질문했다. 예배는 갑자기 썰렁해졌고 친구들은 모두 나를 노려보았다. 순간 ‘함부로 전도하면 큰일 나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교육대학교에 다닐 때 어린이 대상 전도훈련과 특강을 받고 프로그램과 전도 멘트를 암기해 거리로 전도실습을 나갔다. ‘얘들아, 안녕? 하나님은 보이지 않지만 살아계셔. 그리고 우리를 위해 아들을 이 땅에 보내주셨어’ 하니 아이들은 잘 받아들였다. 훈련을 마치고 자신감을 얻어 다시 친구들을 전도했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 천국은 죽어봐야 아는 것 아니냐?’ 해서 성경말씀을 읽어주었는데, 이젠 ‘글쎄 성경을 어떻게 믿어?’ 하며 짜증을 냈다.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조개입이 되고 말았다.
내 스스로 복음이 정확하지 않음을 알게 되자 간절히 엎드리며 목사님 말씀에 집중했다.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 부활’을 강조하실 때 ‘모든 사람’이라는 단어가 강하게 가슴에 박혔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 시선이 하나님 입장으로 옮겨지며 객관적이고 확실한 믿음의 증거가 ‘부활’이라는 것이 선명해졌다. 부활은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유일한 표적이었다. 목사님께서 ‘여러분! 교회 다니면서 부활을 안 믿는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이 진짜 하나님이면…’ 하실 때 내가 하나님과 단 둘이 있는 것 같았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도, 부활하신 것도 바로 나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순간 그동안 입술로만 예수님을 나의 주인이라고 말하면서 내 멋대로 살았던 일들을 통회했다. “하나님! 진짜 저의 주인을 무시하고 내가 주인 되어 살았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인생의 참된 주인으로 고백했다.
부활의 증거가 선명해지며 전도의 부담감이 완전히 사라졌다. 코끼리 다리만 만지다가 눈을 뜨고 코끼리를 보는 것 같았다. 가장 먼저 학급 아이들에게 갔는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교과서와 세계인물에 관련된 책을 실물화상기에 얹어 놓고 부활의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었더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야! 진짜 예수님이 살아나셨네!’ 했다. 그 후에 아이들은 성경을 읽고 찬양을 부르기도 하고 적극적인 아이들은 옆 반 친구들을 데려오기도 했다.
어느날 교회에 다니는 친한 언니에게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잖아!’ 했더니 엉뚱하게 말씀대로 살지도 못한다는 얘기를 했다. ‘언니! 그게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것은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증거, 부활을 보고 믿는 거야’ 했더니 처음 듣는다며 깜짝 놀랐다. 그렇게 전도의 기쁨을 누릴 때 어느 선배가 친구 아들이 15층 아파트에서 떨어져 자살했다는 얘기를 했다. 그 아이 이름을 듣는데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초등학생 때 내가 담임했던 아이였다. ‘내가 사랑하는 영혼을 너에게 맡겼는데 도대체 너는 무엇을 했느냐’는 하나님의 절규가 들리는 것 같아 통곡이 나왔다. 그때부터 나는 한순간도 영혼들을 향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언제 어디서나 더욱 입을 크게 벌려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리고 싶다.
이문선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