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세상을 즐기다가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 신중하게 결혼하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그러던 어느날 잠자리에 들었는데 갑자기 방안이 썰렁한 느낌이 들어 살짝 눈을 떠보니 방안에 강도가 들어와 있었다. 혼비백산한 나는 급히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죽이고 한참 있다가 살짝 얼굴을 내밀었는데 강도가 내 얼굴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로 강도에게 이불을 뒤집어씌우고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르며 아무 물건이나 집어 던지자 강도는 창문을 넘어 도망갔다. 그 후 몇 겹으로 잠금장치를 해도 혼자 집에 들어가기도, 쉽게 잠들기도 힘들었다. 정상적인 생활이 되지 않아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이 서둘러 3개월 만에 결혼했다.
결혼 후 조금 안정은 되었지만 사람에 대한 심한 두려움이 생겼고 어린 딸들에게 비싼 휴대전화를 사주고 매 시간마다 위치 확인을 했고, 방과 후 3, 4개의 학원으로 연결시켜 빈틈을 주지 않았다. 고학년이 될수록 아이들에 대한 염려는 더 커지며 남편과 아이에게 짜증과 분노를 쏟아냈다. 그러자 큰 아이가 얼굴을 찡그리는 ‘틱’ 현상이 나타났다.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어 아이들을 교회에 다니게 했지만 달라지지 않았고 내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그러던 어느날 교회에 다녀온 큰 아이가 ‘엄마, 어떤 병 걸린 여자가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는데 예수님은 야단치지 않고 너의 믿음이 병을 고쳤다며 칭찬했대요. 예수님은 참 좋은 분 같아요’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바로 교회에 갔다. 어머니와 동생에게 7년간 복음을 들었지만 신화 같은 이야기라며 무시했는데 아이를 보며 너무 간절한 마음이 생겼다.
그러다 수련회 때 목사님께서 ‘성경대로 이 땅에 사람으로 오셔서 성경대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 지낸 바 되었다가 성경대로 3일 만에 부활하셔서 우리의 주인이 되셨다’고 하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고 자기가 주인 되어 사는 것이 바로 지옥 갈 악랄한 죄’라고 선포하시며 이 죄를 회개하라고 하셨다. 그때 ‘성경대로’라는 말이 내 마음을 흔들며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적 사실임을 정확히 알게 됐다. 그렇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했다.
예수님은 없고 여전히 내가 주인 되어 괴물 같은 삶을 살았던 나! 이런 나를 사랑해서 목숨을 걸고 찾아오신 예수님의 한량없는 사랑 앞에 그대로 무릎 꿇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참 주인으로 모시니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할 지 정확히 보였다. 저녁마다 가정예배를 드리며 말씀을 전하고 기쁨의 찬양과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가운데 아이들도 부활하신 주님 앞으로 돌아왔다. 감사하게도 틱 증세도 한순간의 해프닝처럼 마무리 되고 기쁘고 염려 없는 아이로 바뀌게 된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다.
그 후 언제, 어디든 가리지 않고 영혼을 찾아 나서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위암 말기로 수술이 어려운 직원에게 복음을 전하고 처음이자 마지막 예배를 드린 날 쉬어서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자기 죄가 정말 씻어진 거 맞냐고 몇 번이나 확인하면서, 예수님 믿으란 그 말을 듣지 않은 게 자기 인생에 가장 후회된다며 울던 직원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험한 세상에서 염려와 불안으로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던 나를 변화시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주님이 주신 사랑으로 새로운 영혼을 찾아 나선다.
이유진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