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행 점쳐지는 축구의 神
EPL 이적시장 최고의 화두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3·바르셀로나)가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할 수 있느냐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만 731경기 634골 285도움의 압도적인 활약으로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반열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회, 라리가 10회 우승 등 우승컵만 35개를 들어올렸을 정도.
바르셀로나에서 은퇴할 것만 같았던 메시는 지난 챔피언스리그 8강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2대 8로 대패하자 마음이 떴다. 구단에 이적 요청서를 보낸 뒤엔 은사 펩 과르디올라(49) 감독과 맨시티에서 재회할 거라는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맨시티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메시는 그 자체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리그 35경기 13골 20도움을 올려 EPL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케빈 데 브라이너, 그리고 오랜 시간 EPL의 대표 골잡이로 활약해온 아르헨티나 동료 세르히오 아게로 등과 맞출 극강의 공격 조합이 관심거리다.
축구 팬들의 오랜 궁금증도 해소될 수 있다. 4개 리그 4팀에서 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는 달리 라리가에서만 뛴 메시에 대해 그 동안 ‘다른 무대에선 검증되지 않았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터프한 플레이를 펼치는 EPL에선 라리가에서만큼의 실력을 보일 수 없다는 평가절하도 당해야 했다. 어느덧 33세가 된 ‘축구의 신’이 EPL을 평정한다면 호날두와의 오랜 ‘세계 최고’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맨시티와 호날두의 전 소속팀 맨유가 라이벌 관계인 것도 흥미를 끈다.
다만 바르셀로나가 메시를 쉽게 보내줄 것 같진 않다. 계약 기간이 2020-2021시즌까지인 메시의 계약서엔 올해 6월10일까지 메시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메시는 코로나19로 리그 일정이 미뤄졌기에 해당 조항을 지금도 적용할 수 있단 입장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와 라리가는 기한이 지나 바이아웃 7억 유로(약 9850억원)을 내야 이적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시가 프리시즌 훈련에 불참하는 등 사실상 ‘태업’에 들어갔고, 맨시티는 메시의 영상 제작을 대형 제작사에 요청하며 벌써부터 홍보에 대비하는 등 이적 조짐도 여전하다. 약 1조594억원의 5년 계약이란 구체적인 조건까지 나오고 있어 축구 종가에서 뛰는 ‘신’의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폭풍 영입’ 첼시, 우승권 위협할까
첼시는 이번 이적시장의 ‘큰 손’이다. 하킴 지예흐, 티모 베르너, 벤 칠웰, 티아고 실바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선수들을 수집한 데 이어 독일의 미래로 불리는 미드필더 카이 하베르츠도 약 1415억원에 영입할 것이 유력하다. 지난 시즌 에당 아자르와 알바로 모라타를 레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팔면서 벌어들인 약 3258억원의 여윳돈을 아낌없이 풀면서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42)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첼시는 2016-2017시즌 우승 이후 최근 3년 간 5위-3위-4위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첼시는 득점 순위 20위권 안에 단 1명(타미 아브라함·15골)만 포함됐을 정도로 결정력이 아쉬웠고, 수비에서도 최소실점 공동 11위(54실점)에 그쳤다. 우승 경쟁 상대인 리버풀·맨시티·맨유 등이 30골대 실점에 그친 걸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신입생의 활약이 기대되는 건 그래서다. 전 소속팀에서 올린 공격포인트만 도합 60골 43도움에 달하는 지예흐(아약스)-베르너(라이프치히)-하베르츠(레버쿠젠)는 공격의 파괴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칠웰과 ‘백전노장’ 실바는 수비진에 활력과 경험을 불어넣을 수 있다. 얀 오블락(아틀레티코) 등 유명 골키퍼 자원만 추가로 합류한다면 다음 시즌 첼시는 우승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
‘무리뉴 2년차’의 손흥민, 그리고 김민재
주제 무리뉴(57) 감독은 2년차에 강하다. 포르투와 첼시, 인테르 밀란, 레알, 맨유를 거치며 ‘빅이어’를 포함해 총 12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게 모두 2년차 때다. 무리뉴 감독도 과거 “나의 팀은 두 번째 시즌 피크를 맞이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토트넘을 맡은 무리뉴 감독은 이제 본격적으로 2년차에 돌입한다. 12일 에버턴과의 1라운드 홈경기로 시작하는 새 시즌이 유달리 기대되는 이유다.
선봉장은 단연 손흥민(28)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 개인 최다 공격포인트(11골 10도움)·공식전 최다 공격포인트(18골 12도움) 기록을 다시 썼다.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도 손흥민은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입스위치 타운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데 이어 28일 레딩전에서도 골을 넣는 등 3경기 3골의 활약이다. 2년차 ‘우승 청부사’ 무리뉴 감독과 함께라면 손흥민도 유럽 무대 첫 우승컵을 품에 넣을지 모른다.
김민재(24·베이징 궈안)가 토트넘에 합류할지도 관심거리다. 토트넘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난 얀 베르통언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필요하다. 다만 베이징이 이적료 약 210억원를 요구하고 있어 계약에 난항이 예상된다. 복수의 한국 선수가 EPL 1군에 함께 소속된 사례는 현재까지 2012-2013시즌 퀸스파크레인저스의 박지성(은퇴)-윤석영(부산)의 경우가 유일하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