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국민총소득 2.2% 감소… 금융위기 이래 최저치

입력 2020-09-02 04:05

코로나19 여파로 소득과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나라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분기보다 2.2% 줄었다. 다만 올해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한국경제는 3% 넘게 역성장하며 1분기(-1.3%)보다 더 뒷걸음질 쳤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NI는 전기 대비 2.2%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2.4%) 이후 최저 수준이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 모든 소득의 합계다.

명목 GNI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보다 1.5% 줄었다. 1998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지난해 1인당 명목 GNI는 3만2115달러였다. 올해는 역성장 가능성이 농후해지면서 3만 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남은 4개월간 환율이 1292.6원 이하로 유지되면 1인당 명목 GNI가 3만 달러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은 -3.2%였다.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3.3%)보다는 0.1% 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치다.

성장률 악화에 영향을 준 건 수출 타격이 가장 컸다.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수요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휴대전화 등을 위주로 16.1% 급감했다. 1963년 4분기(-24%) 이후 56년6개월 만의 최악이다. 수출 부진을 보여주듯 ‘경제의 허리’ 제조업의 성장률도 -8.9%로 떨어졌는데 이 역시 1963년 2분기(-10.4%) 이후 최저치다.

설비투자(-0.5%)와 건설투자(-1.5%)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운송장비 투자, 건물건설 등이 위축된 영향이다. 다만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1분기에 비해 각각 1.5%, 1.1% 증가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