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육성군 선수 1명 추가 확진… 프로야구 초비상

입력 2020-09-02 04:02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단 버스가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출입을 제한한 충남 서산 성인면 2군 훈련장 앞 주차장에 세워져 있다. 한화 2군 투수 신정락은 지난 31일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야구장 담장을 넘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2군 투수 신정락(33)이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2군 육성군 선수의 추가 확진으로 한화의 감염자는 2명으로 늘었다. 한화를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프로야구는 리그 중단의 기로에 놓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한화에서 진단 검사를 받은 선수 중 육성군 선수 1명의 추가 확진 판정을 보고 받았다”며 “한화 퓨처스(2군) 선수단에서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신정락과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한화 2군 선수·직원 40명과 지난 25일 이후에 1군으로 합류한 선수 2명은 오전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한화 2군 선수단에서 검진 대상을 97명으로 확대한 결과, 육성군 선수 1명의 양성 반응이 추가로 확인됐다. 선수단 전원은 숙소에 격리돼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화 1군 선수단으로 확산되면 프로야구 1군 정규리그(KBO리그) 중단이 논의될 수 있다. KBO는 올 시즌에 제작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서 확진자와 접촉자의 범위가 리그 진행에 지장을 줄 것으로 판단되면 단장급 논의체인 실행위원회, 혹은 사장급 논의체인 이사회를 열고 중단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KBO리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국내에서 이뤄진 범사회적인 노력으로 미국·일본보다 빠른 지난 5월 5일에 개막했고, 4개월여간 신정락의 확진 전까지 선수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신정락은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확인된 첫 번재 선수 확진자다. 지난 29일 체증을 느꼈고, 이튿날 늦은 오후에 발열 증상을 나타내 코로나19 검진을 받았다. 양성 반응이 확인된 날은 다시 하루 뒤인 지난 31일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신정락이 발열 증상을 나타냈지만, 정상범위 체온의 최고치로 보는 37.4도를 넘는 수준은 아니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검사를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자택에서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현재 체온이나 증상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정락은 한화 2군의 재활군으로 분류된 투수다. 프로야구 1군 정규리그인 KBO리그는 물론, 퓨처스리그에서도 출전 횟수는 많지 않았다. 퓨처스리그 마지막 출전일은 충남 서산 홈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 산하의 고양을 1대 0으로 이긴 지난 7월 22일이다. 9회초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그 이후로 1개월 넘게 실전에 투입되지 않았다.

신정락의 KBO리그 경기 등판은 이미 2개월 전의 일이다. 지난 6월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T 위즈에 2대 7로 패배한 홈경기가 마지막이었다. 9회초 주자 없는 1사 때 마운드를 밟아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짧은 투구를 마쳤다. 그 이후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내려간 2군에서 잔류하고 있다.

KBO는 이날 서산구장으로 편성한 한화와 두산 베어스, 경기도 이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LG 트윈스와 고양의 퓨처스리그 경기를 취소했다. LG 2군 선수단은 지난 25~26일 서산구장에서 한화를 상대로 원정경기를 가졌다. KBO는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1·2군 선수단에 통보했다”며 “선수 간 개인적인 모임, 같은 차량 이용, 경기장 안팎에서의 악수를 일체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강력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