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가져온 키워드 중 하나는 ‘비대면’(Untact·언택트)이다.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수요가 급증한 모바일 금융 업계에선 요즘 ‘디지털 인재’ 모시기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하반기 채용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의 상황과 대조적이다.
1300만명의 가입자를 둔 카카오뱅크는 경력 개발자를 공개 채용한다고 1일 밝혔다. 모집 직무는 ios(애플이 개발해 제공하는 운영체계), 클라우드 플랫폼, 금융 IT(코어뱅킹·금융정보), 빅데이터 분석 등 총 20개 분야다. 두 자릿수 인원을 채용할 예정인데, 몇 명씩 수시 채용하던 예년과 비교하면 채용 규모가 이례적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통상 약 1주일 정도 기간을 두고 이뤄지는 1, 2차 면접을 하루 만에 끝내기로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저마다 업무가 있고 바쁜 응시자들인 점을 감안해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실력있는 응시자들을 ‘모시기’ 위해 응시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다.
대표적인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도 공격적으로 채용 경쟁에 나서고 있다. 현재 토스의 누적 가입자는 1700만명을 넘어섰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토스와 계열사는 현재 전체 156개 직군에 대해 공개·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토스와 토스뱅크, 토스페이먼츠,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등에서 연말까지 1000명 정도 뽑을 예정이다. 대규모 채용은 사업 확장과 더불어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채용 절차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가능해졌다.
이들 모바일 금융 업계의 파격적인 직원 처우는 많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산다. 토스는 출퇴근시간 탄력운용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전사 휴식 등을 실시한다. 또 고객 상담직인 ‘커스토머 히어로’는 계약직으로 입사한 뒤 1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동시에 연봉이 30% 인상된다. 이밖에 입사자에게는 연 2회 성과급, 개인 법인카드, 1억원 무이자 주택자금 대출, 매월 체력단련비 등이 제공된다.
카카오뱅크는 만 3년 근속 시 1개월의 유급 휴가와 휴가비 200만원을 제공한다. 출퇴근시간이 자유로운 ‘워크온’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바탕은 ‘기술력’에 있다”면서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