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를 사역지로… “믿음 선포하는 교회의 확대 개념”

입력 2020-09-03 00:08
김동연 잡뉴스솔로몬서치 대표가 1일 서울 서초구 방배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일터교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에 든 것은 일터교회 관련 박사학위 논문과 저서.

헤드헌팅 전문기업 잡뉴스솔로몬서치(jobnews.co.kr)는 1998년 설립 후 늘 말씀과 기도가 끊이지 않는다. 이 회사 김동연(57) 대표를 비롯한 유명 강사들이 매주 수요일 낮 하나님 말씀을 선포한다. 매일 기도회와 경건의시간(QT) 나눔, 목요 찬양예배, 경영 MT, 신앙수련회, 세미나 등을 열고 있다.

1일 서울 서초구 방배로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현장예배를 못 드리고 있어 안타깝다”며 “하지만 하나님께 정성스레 예배를 드리려는 열정이 더 크다. 말씀을 사모하는 직원들의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일명 ‘일터예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9년이다. 그는 새벽기도 중에 하나님으로부터 ‘일터를 섬기라’는 소명과 기도응답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능력이 부족해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은 제게 ‘너는 어떻게 변화됐느냐’는 말씀을 주셨어요. 운영하는 기업에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2013년 11월 솔로몬일터교회(solomonch.org)를 개척했고 일터교회 사역을 집중 연구하고 있지요.”

‘일터교회’란 그리스도인들이 일하는 곳이면 어디든 사역지라는 개념의 교회다. 일터를 단지 돈만 버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해 주신 교회요, 사역지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잡뉴스솔로몬서치 일터예배(위 사진)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현지인들과의 예배 모습. 잡뉴스솔로몬서치 제공

처음엔 이 회사 구성원 150여명 가운데 70% 정도가 비기독교인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직장예배를 매주 계속했고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사내복지에 힘썼다. 반대하는 직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차츰 구성원간 관계는 ‘사랑의 공동체’로 변했다. 현재 이 회사 직원 200여명 중 80% 정도가 크리스천이다.

회사 부설로 솔로몬교회성장연구소(solomonch.com)를 설립했다. 교회성장을 위한 연구단체다. 기독 화백과 함께 성서미술관 설립도 추진 중이다. 성서에 나오는 주요 장면을 화폭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이기도 하다. 그의 명함에는 ‘한국교회의 혁신과 세계선교의 대안’이라고 적혀있다.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했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종업원과의 관계, 인사정책, 조직문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외 선교사와 미자립교회를 후원하고 경찰서 내 교회와 열악한 북한 주민 등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터교회는 미래 구원사역의 뉴 패러다임입니다. 예수님은 각자의 일터를 통해 제자들을 부르시고 말씀을 전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일터 따로’ ‘교회 따로’라는 논리를 깨고 일터는 곧 교회이며 교회는 일터를 향해 문을 열어야 합니다. 일터교회야말로 한국교회를 혁신시키고 세계선교를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것입니다.”

그의 기도제목은 ‘일터교회 운동’을 열심히 펼치는 것이다. 일터사역자 양성에 주력하고 일터사역 정보교류와 네트워크 확장에 힘쓸 계획이다. 다양한 일터사역 콘텐츠도 제작할 계획이다. ‘일터교회 미래 구원사역의 뉴 패러다임’(러빙터치)이라는 제목의 책도 냈다.

그는 “한국교회에 세속의 일터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터사역이 필요하다”며 “이런 필요를 깨닫고 일터사역을 소개하고 일터사역자 교육 및 양성을 지원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부흥사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다음세대에 이뤄질 하나님의 큰 움직임은 일터의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임재하실 것이라고 예견했다”며 “일터교회는 기존의 전통적인 지역교회가 아니라 회사나 작업장에서 믿음을 선포하는 교회의 확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구한말 이 땅에 복음이 전파된 이후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지속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칭찬받지 못한 이유는, 복음전파 즉 지상명령에만 치중했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 사역에만 추구할 때 교회는 세상에서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됩니다. ‘일터사역’ ‘일터교회’ ‘일터선교’는 교회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목회 대안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김 대표는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지난달 13일 경기도 용인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정인찬)에 ‘일터교회 사역 유형별 영성 성숙도 연구-일터신학의 관점에서’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생소한 일터교회에 대한 신학과 역사, 적용과 문제점, 대안, 설문조사 등을 상세히 소개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연세대와 단국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경영학을 공부했다. 또 장로회신학대, 백석대, 캐나다 크리스천대 등에서 신학과 기독교상담학, 목회학 등을 공부했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 소속으로 서울지방경찰청 경찰선교회 이사,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전문인선교훈련원(PMTI) 교무처장, 경찰청 교회와경찰중앙협의회 공동회장 등을 맡고 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