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는 수신자를 정밀하게 특정하는 데 기술적 한계를 안고 있다. 서울 체류자에게 인접 경기도의 재난문자가 발송되는 식이다. 이런 오수신이 불편하다면 휴대폰의 자체 ‘긴급재난문자 알림’ 기능을 끄고 ‘안전디딤돌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원하는 지역의 재난문자만 받으면 된다.
재난문자는 거주지가 아닌 현재 머무는 장소를 기준으로 발송된다. 예컨대 서울 거주자가 부산에 갔다면 부산시청이 보낸 재난문자를 받는다.
이는 재난문자가 CBS(Cell Broadcasting Service) 기술을 따르기 때문이다. CBS는 특정 이동통신 기지국에 연결된 모든 휴대폰에 일괄적으로 재난문자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즉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하는 기지국의 주파수 범위(커버리지) 안에 있으면 그 지자체 재난문자가 발송된다.
때문에 기지국 주파수가 다수 겹치는 곳에 있으면 여러 지자체의 재난문자를 한꺼번에 받게 된다. 휴대폰이 경기도와 서울 강남구의 주파수를 동시 감지한 경우 두 지자체의 재난문자를 받는다. 요란한 긴급재난문자 사이렌이 배로 울리는 셈이다.
한 기지국의 주파수 범위가 수십㎞ 반경에 이르는 것을 고려하면 재난문자 ‘정밀 배달’은 불가능하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휴대폰 긴급재난문자 자체 기능만으로 오수신 문제를 해결하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긴급재난문자 알림을 끄고 안전디딤돌 앱을 설치하면 원하는 지역의 재난문자만 받아볼 수 있다. 앱을 켠 뒤 환경설정→재난문자 수신알림 설정→수신지역 설정을 누르면 원하는 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 긴급재난문자 알림의 요란한 사이렌 대신 진동이나 소리 알람을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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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