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31일 자가격리를 마치고 당대표로서의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낮 12시10분쯤 서울 종로구 자택을 나선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마치 야전병원에 머물다 전장에 나선 것 같다”며 “격리의 짐은 벗었지만 국난의 짐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코로나 극복과 민생 지원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당정청회의를 열어 민생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재난지원금은 선별 지급하되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지급하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첫 공식 일정에 나섰다. 자택 앞에선 “우리는 코로나 전쟁을 반드시 승리하고 민생과 경제도 빨리 회복시킬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함께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한 뒤 방명록에 ‘영령들이시여, 국민의 고통을 굽어 살피소서. 국난 극복을 도와주소서’라고 적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인해 전직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못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도와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현충원에는 김종민 염태영 노웅래 신동근 양향자 최고위원 등 신임 지도부와 김영배 정무실장이 동행했다.
이 대표는 국회로 자리를 옮겨 신임 지도부의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20분 남짓 현안을 논의한 뒤 기자간담회 참석을 위해 재차 국회 당대표회의실로 돌아왔다. 취재기자 15명과 비말차단용 칸막이를 두고 마주 앉은 이 대표는 “정기국회와 임시국회까지 넉 달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코로나 극복과 민생 지원”이라며 “당장 저로서 집중하는 건 국난 극복”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과제로 꼽히는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선 “이번 주 내 당정청회의를 열고 ‘코로나 긴급 지원’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생계에 고통을 받는 분에게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걸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선별 지급’ 기조를 유지하며 ‘100% 지급’을 주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거리를 확인한 셈이 됐다. 이어 “근로장려세제(EITC)를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며칠 안에 (민생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내 다주택 보유 의원들에 대해 “1주택을 위한 자발적 처분이 진행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처분) 속도가 나지 않으면 왜 그런지 알아보고 조용한 방식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다주택 해소를 위해 연내에 처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요구한 18개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는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일임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주 원내대표의 진의가 뭔지 파악해보고 서로 접점을 찾도록 서둘러 달라고 (김 원내대표에게) 말씀드렸다”며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계속됐던 우여곡절을 똑같이 반복하는 일은 현명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국회를 찾은 김성수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만난 이 대표는 “지난 29일 전당대회 직후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전화를 드렸다”며 “재난 극복에 당정청이 따로일 수 없으며 모든 힘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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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박재현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