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졸업식 스톱… 코로나에 빼앗긴 추억

입력 2020-09-01 04:07

‘수학여행과 졸업식까지 가로막는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가 학창시절 소중한 추억쌓기조차 방해하고 있다.

3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대부분 학교들이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있으나 그동안 미뤄둔 현장 체험학습과 수학여행 일정을 여전히 잡지 못하고 있다.

광주지역에는 지난 27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집합금지 확대 등 행정명령이 발동됐다. 숙박형 수련활동은 물론 체험학습을 포함한 야외 교육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학교장 재량에 따라 소규모 교내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전문가 초청 강의로 대체할 계획을 세우는데 그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추가경정 예산편성에서 3만2222명의 초·중·고교생에 대한 수학여행 보조금 42억1915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입학·개학식 취소에 더해 즐거운 급식시간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대화조차 못하는 초·중·고 학생들은 울상이다. 등교와 온라인 수업의 반복으로 학교는 이따금 들르는 곳이 돼버렸다. 이들은 “학창시절 소중한 추억이 될 수학여행도 가지 못해 아쉽다”며 “기약도 할 수 없다는 현실이 야속하다”는 반응이다.

대학생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전남대는 당초 지난 26일로 예정한 2019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을 전면 취소했다. 대신 학과별로 24~26일 시간대를 나눠 학위증서를 배부토록 했다. 드라이브인 졸업식과 온라인 졸업식이 등장하면서 학사모를 쓰고 졸업사진을 찍는 풍경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졸업생 김모(28)씨는 “졸업 축하 현수막 앞에서 가족들과 ‘인증샷’만 촬영하고 같은 시간대 졸업장을 받은 동기들과 조촐한 인사를 하는 게 전부였다“며 “취업까지 가로막는 코로나19가 빨리 끝나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