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코로나19 재확산세에 수도권에는 1주일간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됐다. 그 첫날인 30일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과 음식점 등 강화된 방역지침이 적용된 현장은 생각보다 평화로웠다. 손님들도 변화된 지침을 차분히 따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좌석 이용이 가능한 일부 프랜차이즈 제과점이나 일반 카페엔 손님이 적지 않았다. 특히 이날 0시 이후에도 영업하고 있던 일반음식점들은 강화된 방역지침을 이해하는 데서 혼선이 생겨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쪽 문으로 들어와 주세요. 전자출입명부 인증 후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서울 강남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선 이날 출입문을 입구와 출구로 엄격히 나눠 운영하고 있었다. 매장 입구에서 QR코드를 인증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에 들어선 뒤 음료를 받아 나오기까지 매장에 머문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매장에서 나올 때도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분리된 선을 따라 움직여야 했다.
방역지침 후속 조치도 눈에 띄었다. 카페 내부는 의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거나 좌석 쪽에 통제선을 쳐뒀고, 복층형 매장들은 주문공간을 제외한 다른 층으로의 이동이 불가능하도록 막아놓았다. 강남의 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직원은 “손님들도 지침을 대부분 알고 오셔서 혼선은 없었다”면서도 “손님들이 매장에 머물 수가 없어서 그런지 전날보다 손님이 확 줄긴 했다”고 전했다.
지침이 바뀐 걸 모르고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은 포장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강남의 한 스타벅스를 찾은 신모(25)씨는 “오히려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지니 마스크를 벗고 카페에서 떠드는 사람이 없어서 훨씬 안심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처럼 쾌적하면서도 좌석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일부 시민이 프랜차이즈 제과점이나 일반 커피숍에 몰리기도 했다.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 배달만 가능해진 음식점의 경우 매출 타격을 우려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24시 감자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송명섭(70)씨는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회식이 줄어 야간 장사를 접을까 고민하고 있었다”며 “딱히 방법도 없고 하니 정부 지침을 잘 따르는 것 말고 다른 수가 있나 싶다”고 자포자기한 듯 말했다. 서울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2)씨도 “9시부터 홀 운영을 못 하면 최소 8시부터는 손님을 못 받는다는 건데 우리는 8시에서 12시 사이에 매출의 50%가 나온다. 포장, 배달을 한다곤 해도 매출 타격이 엄청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날 0시부터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탓에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김씨는 “오늘 오후 9시부터 적용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12시가 조금 넘어 경찰이 찾아와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며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치맥을 즐기러 왔던 손님들도 갑자기 다 나가게 됐고 아주 정신이 없었다. 아직도 왜 12시에 경찰이 온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안전 안내 문자에서 ‘30일 이후 음식점, 제과점은 21시 이후 포장, 배달만 허용’이라는 내용을 보고 30일 정각 이후에 홀을 운영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 발단이었다. 그는 “우리가 정부 지침을 어기면서까지 영업을 할 이유가 없지 않냐”며 “경찰도 정확히 몰라 우왕좌왕하던데 안내가 더 정확했다면 좋을 뻔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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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