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이낙연호 출범, ‘6개월 10일’에 차기대선 달렸다

입력 2020-08-31 00:18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임 당대표가 지난 29일 전당대회에서 대표 선출 뒤 화상으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당대회는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돼 서울 여의도 당사 현장 인원을 최소화했다. 민주당 제공

‘6개월10일’.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낙연 신임 당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60.77%의 지지율로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대세론을 확인한 그의 앞길엔 짧은 기간 해결해야 할 난제가 쌓여 있다. 코로나19 극복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 야당과의 협치, 당·청 관계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 가도의 향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주어진 임무를 ‘5대 명령’으로 받아들인다며 첫 번째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꼽았다.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선 방역과 경제위기 두 가지를 극복해야 한다. 31일 자가격리에서 풀려나는 이 대표는 2~3일 내 당정청 협의를 통해 민생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 그대로 긴급한 분에게 더 빨리, 더 두텁게 드리는 게 취지에 맞다”며 “추석 이전에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76석 거대 여당을 향해 쏟아지는 ‘오만하고 무능하다’는 비판을 이겨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 및 여당의 부동산 입법 과정에서 국민의 불신과 실망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한 측근은 30일 “이 대표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개별 의원들의 가벼운 언행을 질책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당내 협의를 통한 법안 마련, 명확한 당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일탈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엄중 낙연’이라 불릴 정도로 신중하고 책임감을 앞세우던 이 대표의 정치 스타일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전임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꽁꽁 얼어붙었던 야당과의 협치 복원이라는 과제도 놓여 있다. 이 대표는 “국난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여야와 진영이 따로 없다”며 “통합의 정치는 필요하고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측근 의원은 “투쟁 지향적이지 않은 이 대표의 성품이 여야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본격적인 협상 드라이브를 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5년 된 선후배 사이로,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는 점도 대야 전략에 변화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 대표가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토대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통한 협치의 실마리를 풀어낼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문재인 성향의 당원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친문 당원들 역시 문재인정부 국무총리 역할과 성과를 인정해 이 대표에게 지지를 몰아줬다. 전당대회 직후 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해 달라. 이 대표 전화는 최우선으로 받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앞으로 당청 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동시에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하는 난제 역시 풀어야 한다. 역대 여당의 대선 주자들이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몸집을 불렸던 것과 다른 길을 택하면서 1위 주자로서 자리매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현안이 터질 때마다 민주당의 주축인 호남 세력과 친문 주류 양쪽을 만족시키는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임기 동안의 성적표에 따라 대권 행보 또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이가현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