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술 치료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병행하면 효과 커져

입력 2020-08-31 21:33

허리에서 다리로 뻗치는 통증, 즉 ‘요하지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수술이 아닌 비수술 치료법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신경차단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을 병행하면 통증 감소 효과가 더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경차단술은 컴퓨터영상 또는 초음파를 보면서 통증이 있는 신경뿌리 부위에 주삿바늘로 직접 약물을 주입해 신경을 누르는 염증이나 부종을 가라앉힘으로써 통증을 완화하는 시술이다. 치료 후 1시간 정도 안정을 취하면 당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신경성형술은 신경차단술 시행 후 약물이 원하는 신경 부위에 잘 들어가지 않는 경우 특수 카테터(가느다란 관)를 이용해 신경 주변의 유착(염증이 생겨 서로 들러붙음)을 떼어낸 뒤,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종범 교수팀은 2016년 5월~2018년 8월 신경통증 치료를 받은 환자 112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상자 112명을 신경뿌리 부위로 약물 주입이 잘 되는 그룹(A그룹·50명), 약물 주입이 잘 안되는 그룹(B그룹·21명), 약물 주입이 잘 안돼 신경성형술과 차단술을 병행한 그룹(C그룹·41명)으로 나눴다. B그룹의 경우 약물 주입이 잘 안된 것은 신경 주변에 염증이 치료와 악화를 반복하거나 수술 후 발생한 유착과 섬유화(딱딱해짐) 때문이었다.

3개 환자그룹별로 치료 전후 시각통증점수(VAS), 척추기능장애지수(ODI), 성공률을 비교한 결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통증 척도 중 하나인 시각통증점수(높을수록 통증이 큼)는 A그룹 3.02점, C그룹 3.71점, B그룹 4.67점으로 B그룹의 통증이 가장 심했다. 척추기능장애지수(높을수록 기능이 떨어짐)는 A그룹 20.68, C그룹 26.56, B그룹 33.76으로 역시 B그룹의 기능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치료 후 통증 점수가 50% 이상 감소할 때를 말하는 성공률은 A그룹 76%, C그룹 70.7%, B그룹 33.3%로 A그룹의 성공률이 가장 높았고 B그룹의 성공률이 가장 낮았다. 약물 주입이 잘 될 경우 76%의 성공률을 보이고(A그룹) 약물 주입이 잘 되지 않으면 성공률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지만(B그룹), 신경성형술 후 신경차단술을 추가로 시행할 경우(C그룹) 약물 주입이 잘 되는 경우와 비슷한 성공률로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범 교수는 31일 “요하지통 환자에 약물 주입이 잘 안 되더라도 신경성형술을 통해 유착 부위를 박리하고 약물 주입을 추가로 시도할 경우 약물 주입이 잘 되는 경우와 비슷한 성공률을 보임을 확인했다”면서 “요하지통으로 고생하는 환자 치료에 도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