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9월 첫 주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n번방’을 최초로 고발한 ‘추적단 불꽃’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등 75명을 성평등 문화 확산에 기여한 유공자로 포상한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양성평등주간은 ‘여권통문 날’(9월 1일)을 시작으로 7일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인 ‘여권통문(女權通文)’에는 가부장적 사회 구조에서 여성의 평등한 교육권과 직업권, 참정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궐기로 시작된 ‘세계 여성의 날’보다 10년 앞선 1898년 9월 1일 발표됐다. 정부는 여권통문이 발표된 9월 1일을 지난해 법정 기념일로 제정했다.
다음 달 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리는 ‘25주년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선 여성인권 증진과 성평등 문화 확산 등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해 정부포상을 수여한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지원 중인 이 소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다. 아동 성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n번방’을 세상에 알린 ‘추적단 불꽃’은 여가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올해부터 양성평등주간 중 목요일을 ‘양성평등 임금의 날’로 제정함에 따라 3일 열리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 방안 토론회’에서는 공공기관 성별 임금격차 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1일 발표한 ‘한국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격차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3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조명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3~4일 예정된 ‘2020 대한민국 성평등 포럼’에서 ‘코로나19와 여성’을 주제로 발표하는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전체적인 고용률이 감소한 가운데 저임금과 불안정한 돌봄 일자리에 편중돼 있던 여성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다”며 “사회적으로 돌봄 영역에 있어 ‘탈젠더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