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30일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들어가자 도심은 물론 골목길까지 ‘잠시 멈춤’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이날 수도권 주요 음식점과 카페 등엔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겼고 실내체육시설과 학원, 교회 등은 문이 굳게 잠겨 있는 경우가 많았다. 동네 상점과 이·미용실까지도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서울시는 내달 6일까지 지속하는 이 기간을 ‘천만 시민 멈춤 주간’으로 정했다.
2.5단계 시행으로 일반 시민은 일상생활에 조금 더 제약을 받는 정도지만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예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업주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만에 하나 상황이 더욱 악화해 사실상 봉쇄조치에 해당하는 3단계 극약처방에 진입하면 고통은 이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인구 2500만명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열흘 넘게 200명 이상씩 나오는 상황에서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3단계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이 수도권 확산을 잠재울 수 있는 마지막 방어선에 서 있는 만큼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위기일발의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의 확산 양상은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때보다 훨씬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7일 441명을 고점으로 사흘 연속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고 여전히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정은경 본부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조만간 확진자가 하루 800명에서 2000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정부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가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다. 우선 각자가 자발적인 자가격리 수준의 조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방역 당국의 절박한 목소리를 깊이 새기고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실천해야만 경제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도 가질 수 있다.
[사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시민의식에 성패 달렸다
입력 2020-08-31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