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수도권에서 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다. 2단계 거리두기를 유지하되 식당·카페 등 일상 공간의 방역수칙을 한층 강화하는 조치다. 방역 당국은 이렇게 강화된 조치가 다음 주에 효과를 내지 못하면 하루 800~2000명까지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 0시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수도권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에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3단계로 격상할 경우 사회·경제 기능이 마비될 수 있어 2.5단계에 준하는 절충안 택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수도권 병상 대응 상황을 점검하며 “(3단계는) 2단계의 격상 대응 효과를 좀 더 지켜보고 신중히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능후 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도 “3단계 상향은 언제든 할 수 있게 준비하되 이번에 결정하진 않았다”고 했다. 비수도권은 현행대로 2단계를 유지하면서 지방자치단체별로 추가적 방역 강화 조치를 하기로 했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달에만 4400명에 달하는 환자가 발생했다. 2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71명이었고, 총 확진자는 1만9077명으로 집계됐다. 정은경 방역대책본부장은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역학적 대응에 한계가 있다. 현재 유행 상황이 지속된다면 하루 800~2000명씩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고,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3단계 격상 없이 확산세가 억제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강화된 방역 조치를 적용하는 시설이 47만여곳 늘어나면서 이행 점검에 많은 행정력이 들고, 직장 감염을 막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간 기업은 재택근무를 강제할 수 없어 권고 수준에 그쳤다. 출퇴근 대중교통, 점심시간 음식점에서 교차 감염이 발생할 위험은 여전하다.
이날도 서울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노원구 빛가온교회에서 17명이, 동작구 서울신학교의 지난 19~24일 기도모임 참석자 16명 중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기도모임은 수도권 종교시설 소모임이 금지된 기간에 이뤄졌다.
최예슬 임성수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