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마시는 공기가 달라”… 車 실내 청정 기술의 눈부신 비약

입력 2020-08-30 18:06
현대자동차그룹 공조설계팀 연구원들이 ‘퀄리티 에어’를 위한 애프터 블로우 기술의 핵심 부품인 에바포레이터와 블로워 모터를 살피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 업체들이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나 미세먼지와 같은 위험 요소들이 부각돼 깨끗한 공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차량 내부가 하나의 거주 공간이라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청정 기능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퀄리티 에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에어컨 냄새와 공기 오염의 주범인 곰팡이 번식을 줄이는 ‘애프터 블로우’, 바람을 분산해 피부자극을 줄이는 ‘멀티 에어 모드’,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 표시해 공기의 질을 관리하는 ‘미세먼지 상태 표시’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신차에 새 공조 기술들을 차례로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30일 “소비자들의 위생 관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새 공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센서, 엔진룸 프리필터, 마이크로 에어필터 등으로 구성된 제네시스 GV80의 공기청정 시스템. 현대자동차 제공

이미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V80에는 미세먼지 센서와 엔진룸 프리필터, 마이크로 에어필터로 구성된 최신 공기청정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센서가 실내 공기의 질을 파악해 청정 모드를 자동으로 작동시키고, 외부 공기를 필터로 두 번 정화하는 기술이 탑재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꽃가루나 먼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미세한 입자를 걸러내는 필터를 모든 라인업에 적용하고 있다. S클래스에 장착된 활성탄 미세 입자 필터는 사람의 모발보다 50~100배 얇은 입자도 걸러낸다. 또 에어 밸런스 패키지는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6가지 향수를 제공하고, 산소 이온화 기능이 들어 있어 상쾌함을 더해준다.

BMW 뉴 7시리즈에 적용된 엠비언트 에어 패키지. BMW 제공

BMW의 오리지널 마이크로 필터는 미세먼지와 꽃가루는 물론 탄화수소와 톨루엔, 벤졸, 아산화질소 등 유해 요소를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 필터는 PM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최대 99.5%까지 걸러낸다. BMW 뉴 7시리즈에 적용된 앰비언트 에어 패키지는 8가지 중 최대 2가지 향을 동시에 설정할 수 있다.

헤파(HEPA) 필터가 장착된 테슬라의 공기청정 시스템은 꽃가루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내부 진입을 막는다. 공기 조절 시스템은 3가지 모드가 있다. 외부 공기 유입과 내부 공기 순환, 그리고 차량 탑승자 보호를 위해 실내 공간을 대기압보다 높은 상태로 만드는 ‘생화학무기 방어 모드’가 지원된다.

볼보의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은 유해 물질 차단, 악취 제거 기능이 있다. 1분 안에 내부 공기를 외부로 자동 배출하는 ‘청정 인테리어 패키지’도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실내 공기 청정 센서는 외부 습도와 스모그, 미세먼지 수치 등을 통해 오염을 실시간 감지하고, 외부 공기를 자동 차단한다. 롤스로이스는 하반기 최신 미세 공기 정화시스템(MEP)을 선보인다. 나노플리스 필터가 초미세먼지 입자와 각종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을 2분 내 걸러내고, 전용 앱을 통해 차량 실내 환경을 원격 설정할 수 있게 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