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등 여당 지도부 코로나 음성 판정… 한숨 돌린 국회

입력 2020-08-28 04:03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의 한 출입문이 27일 쇠사슬로 굳게 잠겨 있다. 국회는 출입기자 1명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 작업을 위해 본관과 의원회관 등 주요 건물을 29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정치권을 덮치면서 국회가 초유의 ‘셧다운’ 상태에 빠졌다. 확진자와 접촉해 능동 감시자로 분류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등 지도부 일부는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국회사무처는 29일까지 폐쇄를 연장키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27일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회의를 취재했던 사진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조사 대상은 의원 14명, 당직자 18명, 기자 5명 등이다.

조사 결과 확진자와 다소 먼 거리에 위치해 있었고, 플라스틱 차단막이 설치된 원형 테이블에 앉았던 지도부는 능동 감시자로 분류됐다.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박광온 남인순 이형석 최고위원 7명이다. 이들은 전부 음성판정을 받았다.

음성이지만 질본 지침에 따라 29일까지는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가장 정확한 진단이 나오는 시점인 31일에도 추가 검사를 받게 된다. 능동 감시자로 분류된 당직자 18명은 29일까지 자가격리를 마친 뒤 검사를 받는다.

기자들을 비롯해 기자단과 가까운 테이블에 앉았던 의원들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 김 수석부대표를 비롯해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김경협 사무부총장, 송갑석 대변인, 박성준 원내대변인 등이다. 2주간 보건소 개별 관리를 받으면서 자가격리가 끝난 뒤 검사를 받게 된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도 기자단과 가까이 앉았으나 질본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 지난 26일 개인적으로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실장 측은 “30일에 추가 검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관석 정책위수석부의장도 기자단 앞 테이블에 앉았지만 짧은 시간 회의에 머물렀고, 검사 후 음성 판정을 받은 상황이다.

8·29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다만 제한적 참석 인원에 포함됐던 이 대표와 윤 사무총장은 29일까지 자가격리됨에 따라 불참한다.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영상 녹화를 통한 메시지 또는 대독 방식으로 축사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원내 실무 협상을 도맡아야 하는 김영진 수석부대표가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조승래 원내선임부대표가 역할을 대행하게 된다. 이미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해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부대표는 “정기국회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면 된다”며 “코로나 대응 TF 등 제 역할은 조 선임부대표가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회사무처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31일부터 국회를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 국회 폐쇄로 이날 예정됐던 운영위원회 등 7개 상임위 전체회의는 보류됐다.

미래통합당 쇄신 로드맵에도 제동이 걸렸다.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을 위해 다음 달 1일 개최하려던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가 잠정 연기됐다.

이가현 심희정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