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 확산으로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달라지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온 세상이 혼돈에 빠져 있고, 지구온난화 등으로 자연재해가 크게 늘고 있다. 이처럼 인류의 장래를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오늘과 같은 시기에 인류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일까? 백신 개발일까? 기후 문제 해결 솔루션일까? 성경은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고 말하고 있다.
혼돈의 시대일수록 우리의 마음을 빼앗아가는 게 많다. 재물, 명예, 권력, 학력 등 전통적인 것에 더해 요사이에는 외모, 자녀, 음란물, 게임 등 마음을 빼앗아가는 게 무수히 많다. 아무리 신실해 보이는 크리스천이라도 각자 마음을 지키지 못하고 마음을 빼앗기고 살면, 삶은 외식하는 바리새인과 다를 게 없게 된다. 주일을 성수하며 예배를 드리면서도 문득 나에게 예배는 형식적 일상일 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기도는 하지만 하나님과 진정으로 교감하는 깊은 고백이 되기보다는 늘 내 욕망을 이루기 위한 주문에 그치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드리면서 나와 하나님이 했던 은밀한 약속을 나는 과연 지키고 있는가. 마음을 지키는 일이 일상에서 도전받고 있다.
믿음 약한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 아무리 가진 게 많고 배움이 많아도 마음에 평안이 없고 염려 근심 불안으로 가득하면 우리는 불행하다. 반면에 아무리 삶이 고단하고 어렵더라도 영육 간에 강건하고 동기간에 우애하며 기쁘게 마음먹고 범사에 감사하는 생활을 할 수 있으면 끼니를 걱정할망정 행복하고 감사하다. 바로 마음에서 생명도 나오고 행복도 나온다.
마음을 지키는 첫 번째 방법으로 성경은 ‘궤휼을 네 입에서 버리며 사곡을 네 입술에서 멀리하라’(잠 4:24)고 권면한다. 궤휼이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야비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남을 속이는 거짓이나 속임수 등을 말하고, 사곡은 사악하고 왜곡돼 비뚤어진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마음을 지키려면 우리 입에서 교묘한 속임수나 비뚤어진 일체의 말을 없애고 ‘바른 말’을 해야 한다.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 바른 말하기 운동을 펼치고 싶다. 실제로 가정을 세워 첫 출발하는 신혼부부에게 평생 부부간에 바른 말 하고 살기를 권면하고 있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둘째는 ‘네 눈은 바로 보며 네 눈꺼풀은 네 앞을 곧게 살피라’(잠 4:25)는 권면이다. 우리 마음을 지키려면 세상 유혹에 우리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보는 것에 ‘바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 앞을 곧게 살피기 위해 우리 마음대로가 아니라 주님 말씀에 의지해서 바른 판단과 안목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는 것만큼 보이고 경험한 범위 내에서 안목이 생겨나므로 말씀 읽기와 신실한 봉사 실천이 바른 시각을 갖도록 돕지 않을까.
셋째는 ‘네 발을 악에서 떠나게 하라’(잠 4:26)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거지가 악에서 떠나도록 ‘바른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우리의 행동에는 엄격함이 없고 좋은 게 좋은 것인 양 죄의 경계를 맘대로 드나들며 살아가지만 성경은 명령형으로 ‘바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의 행함이 죄악에서 떠나야 우리 마음을 지킬 수 있다.
예수 믿는 사람답게 바른 말, 바른 시각, 바른 행동으로 네 마음을 지키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해 살아가고 싶다. 멀리 있는 별을 볼 수 있는 시간은 대낮보다 오히려 캄캄한 밤이다. 지금처럼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카오스의 시기에 본질적인 것과 멀리 볼 수 있는 마음을 지켜내자. 최악의 환경과 조건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지금, 바로 네 마음을 지켜라!
윤만호 EY한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