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거짓으로만 보이던 성경 말씀 회개하고 부활의 증인으로 살다

입력 2020-08-31 00:08

맞선 자리에서 장모님이 “자네는 예수님을 믿고 있는가” 물으셨다. 아니라고 답하자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딸을 주지 않겠네”라고 했다. “그럼, 교회 나가지요. 그게 뭐 어렵습니까” 약속하고 결혼을 했다. 그러나 결혼 20년이 지나도 교회에 나가지 않아 장모님께 늘 마음의 짐이 됐다. 여건이 어려워 장모님과 함께 가족 모두 단칸방에서 생활한 적이 있는데 장모님은 늘 밤에 혼자 일어나 기도하셨다. 눈이 많이 내린 어느 겨울 새벽, 눈을 떠보니 장모님이 보이지 않아 1Km나 걸어 교회에 갔더니 혼자 무릎 꿇고 기도하고 계셨다. 순간 ‘나와 우리 가족을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눈물이 왈칵 나오며 교회에 나가기로 다짐을 했다.

처음 왔다고 모두들 반겨주고 친목도 자주 도모하는 교회생활은 참 재미있었다. 그런데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첫 말씀부터 딱 걸렸다. ‘뭐? 하나님이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했다고.’ 고등학교 때, 모든 생물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존경쟁에 적합한 것만 존속한다고 한 진화론에 흠뻑 빠진 내게 ‘하나님의 창조’는 있을 수 없었다. 성경은 말도 안 되는 거짓 이야기뿐이었다.

그러다 아이들 다섯이 모두 다니는 한마음교회로 옮겼다. 청년들이 많고 목사님은 확신에 차 있고 성도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하지만 말씀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수련회 때, 목사님께서 마태복음 13장의 밭 비유 말씀을 하시며 큰소리로 “여러분, 말씀을 놓치면 죽습니다”고 하셨다. ‘아니, 말씀을 받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말씀을 하셔야지, 왜 열을 내면서 설교를 하지.’ 갑자기 화가 나서 예배당 밖으로 나와 벤치에 앉아 있었다. 예배 후 목사님이 지나가다가 “아버님은 성경을 믿습니까” 물었다. 믿어지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했더니 “요한복음 2장 22절을 보세요” 해서 즉시 찾아봤다.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야 제자들이 이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및 예수의 하신 말씀을 믿었더라.” 순간 내 눈이 확 열리며 “바로 이거다” 소리쳤다. 3년 넘게 같이 생활한 제자들도 예수님의 말씀과 성경을 믿지 못했는데 내가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부활하신 후에 예수님이 하나님 아들임을 믿게 됐고, 직접 만져봐야 믿겠다던 도마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한 것을 보니 부활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증거임이 확실했다. 나는 그동안 내 멋대로 살아온 죄를 바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셨다.

며칠 후 나는 처가 식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멀리 광주행 버스를 탔다. 장모님, 큰처남 식구들 모인 자리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다. 놀랍게도 처남 부부는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영접했고, 죽기 전에 아들, 며느리가 예수님 영접하는 것을 보고 싶다던 장모님은 40년 숙원이 이뤄진 역사적인 날이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셨다. 그날 밤 흥분으로 나는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장모님은 96세에 소천하셨다. 평생 자손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신 장모님의 장례식은 4대까지 60명이나 모여 기쁘게 찬양하며 기도하는 축제의 장이 됐다. 장례식장 관계자들도 이런 감동적인 장례식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황혼기에 접어든 내게 부활의 증인으로 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내게 남겨진 시간 모두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여생을 마칠 것이다.

이석한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