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내 욕심으로 가족 힘들게 하다 주님 영접하고 화목한 가정 돼

입력 2020-08-31 00:08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토목회사 경리로 일했다. 같이 근무하던 직원 중에 신앙은 없지만, 유머 감각이 있고 원만한 성격의 남자를 만나 24세에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고 복음을 전해야지’ 하던 내 생각은 큰 착각이었다.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던 남편은 1년 중 300일은 술을 마셨다. 적당히 마시라고 잔소리를 시작하면 다툼으로 이어졌고, 강도는 점점 심해져 결국은 마음의 문을 꼭꼭 닫고 살았다.

오순도순 사는 이웃의 언니나 친구들의 삶과 비교가 되면서 남편을 무시하고 큰딸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욕심이 남달랐던 나는 딸에게 고액 과외, 피아노, 플루트, 서예, 영어에 일본어까지 사교육에 모든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고, 공부를 좀 하던 작은딸은 시간만 나면 소파에 누워 TV만 보더니 영화와 드라마에 빠져 중독 상태가 됐다. 남편과 자식들에게 상처만 받자 결국 한 지붕에 네 가족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갔다.

힘든 현실에 지칠 대로 지쳐 있을 때 둘째 형님의 권유로 한마음교회에 갔다. 목사님께서 예배 때마다 “성자 예수님이 이 땅에 사람으로 오셔서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다 이루시고, 다시 천국으로 가셨다”고 반복해 강조하셨다. 그런데 물이 포도주로 변하고, 물 위로 걷는 현장과 오병이어의 기적, 죽은 나사로를 살리는 표적을 직접 옆에 따라다니며 봤던 제자들이 십자가 아래서 도망간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 요한복음 2장 22절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야 제자들이 성경과 예수님의 하신 말씀을 믿었다’는 말씀이 실제가 되는 순간 ‘그래, 맞아. 부활의 표적.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이 너무 확실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동안 희미하던 내 믿음은 부활로 마침표가 찍혔다.

부활이 확증되자 내 모습이 정확히 보였다. 교회에 열심히 다녔지만, 나는 예수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해 내가 주인 돼 나온 죄들은 반드시 사형에 해당한다고 하셨다. 죄의 삯은 사망이며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내 죄가 얼마나 무서우면 예수님께서 그렇게 돌아가셔야만 했나. 내가 죽어야 하는데 나 대신 예수님께서 처참하게 죽으셨다. 이런 내게 회개하라고 하시는 것은 은혜이고 사랑이었다. 남편도, 자식도 욕심의 도구로 생각하며 내가 왕이 돼 살았던 그 죄를 대신 지신 예수님의 사랑이 부어지며 나는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예수님을 진짜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욕심, 비교, 교만으로 가득했던 옛사람은 죽고 새 피조물이 됐다는 감격과 예수님의 사랑에 내 삶은 기쁨으로 넘쳤다.

어느 날 일하느라 얼굴이 까맣게 타고 많이 늙은 남편의 모습이 보여 눈물이 핑 돌았다. 지난 6년 동안 관심이 없었던 남편 직장의 현장 사무실로 딸들과 같이 찾아갔다.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고 차 소리가 심한 곳에서 혼자 숙식하며 지내는 것을 직접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후 수시로 찾아가 정성스럽게 식사를 챙기며 섬겼다. 좋은 대학 못 갔다고 구박받던 큰딸은 영혼 구원에, 미디어에 빠져 피폐한 삶을 살던 작은 딸은 교회 영상팀에서 은사를 발휘하고 있다.

한 지붕 4가족으로 살던 우리 가족은 27년 만에 남해로 가족 여행을 떠나 한마음으로 여행을 즐기며 가는 곳마다 복음을 전했다. 내 욕심으로 끝없이 가족들을 힘들게 하던 나를 변화시켜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길자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