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200명대를 유지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만에 300명대로 늘어났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새로운 집단감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국은 이번 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를 점검한 뒤 3단계로의 격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0명으로 이틀 동안 200명대를 유지하다 3일 만에 300명대로 재진입했다. 세종과 충북, 경북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지 2주가량 지났지만 여전히 환자가 추가되고 있다. 이날 낮 12시 기준 933명의 누적 확진자를 기록해 1000명을 돌파할 태세다. 이 교회는 종교시설과 요양시설, 의료기관, 직장 등 23개 시설에서 130명의 ‘n차 감염’을 양산했고 이외에도 186개 장소에서 추가 전파가 우려돼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비수도권 확산의 또 다른 주범인 광복절 집회도 전날보다 26명 추가돼 219명의 누적 확진자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 144명, 나머지 75명은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10개 시·도에 산재해 있다. 특히 이날 광주시에 따르면 북구 각화동 성림침례교회 교인 등 3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 60대 여성이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 다녀온 이후 3차례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처럼 새롭게 등장하는 집단감염이다. 방대본은 “(사랑제일교회 외에) 다른 증폭 요인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잇따라 보고됐다.
서울 은평구 연신내 소재 미용실(9명)과 구로구 아파트(5명) 등 일상생활 시설에서의 감염이 확인됐다. 구로구 아파트 관련 확진자가 다니는 금천구 소재 육류가공공장 ‘비비팜’에서는 이날 19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방대본은 경남 김해에 사는 4가구가 지난 18~19일 전남 화순과 나주를 여행하며 식사를 함께하는 등 밀접접촉을 하면서 9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기도 군포에서도 충남 서산, 태안을 함께 여행한 5명이 한꺼번에 확진됐고 이들의 가족으로 감염이 확산됐다.
이날까지 66명의 누적 확진자를 낸 경기도 파주 스타벅스를 포함한 카페·음식점과 관련해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최근 무더위에 따른 에어컨 사용이 증가했고 환기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많은 사람이 이용함에 따라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점이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날 생활방역위원회를 열고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릴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 의료계에선 3단계로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3단계 격상이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 막대하고 취약계층이 받는 피해도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당국은 휴대전화 사용량을 기반으로 지난 주말 수도권의 이동량이 직전 주말보다 20% 감소하는 등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번 주 (확진자) 발생 추이를 지켜본 뒤 (3단계로의) 격상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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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