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한 달 새 1000만원 넘게 오르며 사상 최초로 5억원을 넘겼다. 평균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1억5000만원 뛰며 10억원에 육박했다.
26일 KB국민은행이 공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1011만원으로 지난달(4억9922만원)보다 1089만원(2.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며 5억원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한 달 만에 1000만원 넘게 오르기는 1941만원 올랐던 2016년 1월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최근 2년간 월평균 상승액 249만원과 비교해 4배가 넘는 오름폭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74만원 오른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두 달간 2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전셋값을 급격히 끌어올린 주요 요인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담은 새 임대차법이다. 지난달 말 이 법 시행 전후로 새롭게 전세 계약을 맺은 임대인들은 재계약 시 보증금 인상이 어려워진 만큼 금액을 대폭 올려 받았다. 전세 품귀까지 벌어진 탓에 다른 집을 찾거나 가격을 크게 낮춰볼 여지가 없었다는 게 임차인들 얘기다.
서울에서도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로 분류된 강남 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9619만원으로 6억원에 육박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2%(5503만원) 올랐다. 한강 이북 14개구인 강북 지역 평균 전셋값은 같은 기간 3억7922만원에서 4억1279만원으로 3357만원(8.9%) 올랐다.
가파른 전셋값 상승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달 서울 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40.2로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최고였다. 전세수급지수는 185.4로 2015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100을 넘길수록 공급 부족 현상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보다 3470만원(3.7%) 오른 9억8503만원으로 2008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 금액을 찍었다. 1년 전보다는 1억5330만원(18.4%)이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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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