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일부 초등학교에 나눠준 성교육 책이 논란을 빚고 있다. 남녀 간 성관계를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동성애를 지나치게 미화한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책은 여가부가 진행 중인 ‘나다움 어린이책 교육문화사업’의 일환이다. 책을 통해 남자다움이나 여자다움이 아닌 ‘나다움’을 찾도록 하자는 것이다.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자는 시도는 좋으나 문제는 표현이다.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책에는 옷을 벗은 엄마와 아빠의 그림과 함께 “(성관계를 하고) 싶어져. 재미있거든” 등의 글이 실려 있다. 삽화는 보기 민망할 정도로 성관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초등학생용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또 다른 책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에서는 원하는 대로 사랑할 수 있는 권리라 하며 동성애를 아주 자연스러운 것으로 표현했다.
여가부는 이들 책이 덴마크와 독일 등 유럽에서 출판돼 내용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거나 추천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학부모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책의 내용이 지나치게 외설적이고 반사회적이라는 주장이다. 학부모단체들이 여가부에 해당 도서들을 추천도서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고, 여가부 장관 사퇴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어린이 성교육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아직 인지 능력과 지각 능력이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노골적인 삽화는 자칫 성을 가벼운 흥밋거리로 인식시킬 수 있다.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도 그릇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어 위험하다. 단순한 성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성 윤리와 올바른 성 가치관을 형성하게 하는 것이다.
여가부는 논란이 커지자 초등학교 5곳에 배포된 문제의 도서를 뒤늦게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책들을 나다움 어린이책 선정에서 제외하는 조처도 뒤따르는 게 당연할 것이다.
[사설] 외설적 묘사, 동성애 미화… 초등 성교육 논란 빚은 여가부
입력 2020-08-27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