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 리오넬 메시(33)의 행선지는 어디일까. 메시가 유소년 시절부터 20년간 뛰어온 FC 바르셀로나에 팀 내 분쟁으로 이적요청을 하면서 세계 축구계가 주목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상징과도 같은 메시가 다른 팀에 간다는 게 충격일뿐더러 그 자체로 축구계 판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라서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관계자를 인용해 메시가 자신을 가르쳤던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이미 접촉해왔으며 맨시티 이적을 원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르셀로나 구단에 따르면 메시는 전날인 25일 오후 구단에 이적요청서를 팩스로 제출했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메시의 요구에 일단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까지 선수 생활을 해달라’며 에이전트 역할을 하고 있는 메시의 아버지를 통해 반려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끝까지 요구를 뿌리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메시의 계약은 내년 6월까지다. 여기에는 이적허용 조항이 있어 7억 유로(약 9826억원)를 제시하는 구단이 있다면 바르셀로나가 이적을 막을 수 없다.
메시가 이적요청까지 이르게 된 배경에는 복잡한 팀 내 사정이 작용했다. 지난 14일 열렸던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8대 2로 수치스러운 패배를 당한 뒤 키케 세티엔 감독이 경질됐다. 새로 임명된 로날드 쿠만 감독은 정식 임명되기도 전부터 메시와 오랜 세월 함께한 루이스 수아레즈 등 주축 선수들을 잉여전력 취급하며 이적시킬 것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메시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해석이 많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메시는 재계약 체결 당시 선수가 원하면 이번 시즌 종료와 함께 이적을 허용하거나 자유계약으로 풀어준다는 내용을 넣었다. 다만 메시가 6월 10일까지 의사를 알려줘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이를 적용하지는 못할 것으로 해석된다. 축구전문매체 트랜스퍼마켓이 평가한 메시의 현재 몸값은 1억1200만 유로(약 1573억원)이다. 메시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 이번 시즌 리그 34경기 25골, 도움 21개로 두 부문 모두 리그 선두였다.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있는 맨시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부터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던 메시를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선수로 기량을 만개하도록 발전시키면서 부임 첫해부터 바르셀로나의 시즌 6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다른 구단들 역시 군침을 흘리긴 마찬가지다. 메시 하나의 영입만으로 순식간에 유럽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쿠아트로 방송에 따르면 맨시티의 숙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메시에게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현지 매체 디아리오 스포르트는 바르셀로나 측에서 맨유와 파리 생제르맹이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포츠 베팅업체 패디파워에 따르면 25일 기준 메시를 영입할 구단으로는 맨시티가 1위, 파리 생제르맹과 유벤투스가 차례로 베팅 확률상 뒤를 잇고 있다. 맨유와 인터밀란은 다음 순위이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이적할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카타르 구단 알 사드와 메시의 고국 아르헨티나 리그, 또 중국 슈퍼리그(CLS)까지도 거론 중이다. 올해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 역시 리스트에 올라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