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의 상징이었던 내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사진)이 코로나19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종연을 결정했다.
제작사 에스엔코는 “대구 공연이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객석 거리 두기 강화 지침을 이행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막대한 손실이 예상돼 공연 중단을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다만 7년 만에 찾은 한국 투어의 마지막 도시에서 공연을 기다렸을 관객을 위해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마지막 9일간의 공연은 예정대로 올린다. 다만 좌석 거리두기를 도입해야 하는 만큼 티켓은 26일 오후 4시 재오픈한다. 이 밖의 예매 건은 모두 취소된다.
‘오페라의 유령’은 앙상블 배우 확진에 따른 공연 중단 등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도 굳건히 이어졌다. 다른 공연 개막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오페라의 유령’ 서울 공연은 기간을 연장해 관객과 더 오래 만나기도 했다.
지난 5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공연장이 멈춘 상황에서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지속되자 각국에서 K방역 노하우 문의가 잇따랐고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지구상 유일하게 대작이 공연 중인 곳은 한국 뿐”이라며 한국과 영국 문화 부처 수장들의 화상회의를 주선하기도 했다. ‘오페라의 유령’의 성과를 바탕으로 ‘캣츠’ 내한 공연이 성사돼 다음달 9일 개막을 앞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현재 에스엔코는 비상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최근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산으로 국내 공연계는 ‘셧다운’ 위기다. 국공립 공연장이 문을 닫은데 이어 민간에서 대형 뮤지컬은 물론 중소 규모 공연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