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코로나19 완치자가 재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치료 후 재감염이 된다면 백신이 개발돼도 코로나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 때문에 ‘백신 무용론’도 제기돼 우려된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30대 홍콩인 남성이 4개월반 만에 재감염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이달 스페인과 런던을 방문한 후 홍콩으로 귀국했다.
이 남성의 사례는 전날 홍콩대 연구진이 “코로나19 완치자의 세계 첫 재감염 사례를 확인했다”고 발표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는 앞서 이탈리아와 인도 등에서 수차례 보고됐다. 하지만 연구진은 “앞선 사례는 재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일 뿐”이라며 “이번 사례는 엄격한 검사를 거쳐 확인된 첫 재감염 사례”라고 강조했다.
FT도 “이전에 보고된 재감염 사례는 이미 감염자의 체내에 존재하던 바이러스가 재감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홍콩대 연구진은 재감염 사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평생 면역’을 제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신이나 자연완치 등으로 항체가 형성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 재감염 위험에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영구적인 면역 형성이 불가능하다면 “코로나19는 영원히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보건 전문가들의 비관론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사례가 재감염 첫 보고인 데다 연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어떤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마리아 반 커코브 신종질환 책임자 대행은 “이번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발병한 2400여만건의 감염 사례 중 하나로만 봐야 한다”면서 “확실한 사실은 감염자에게는 증상의 경중과 관계없이 항체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감염이 발생했지만 무증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를 치료의 효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아키코 이와사키 예일대 면역학 교수는 “홍콩 남성의 사례는 코로나19에 대응해 면역체계가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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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