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명성으로 연일 존재감 부각… 의원들 ‘핀셋 지원’도

입력 2020-08-25 04:03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0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24일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백가쟁명식 논의가 진행되는 2차 재난지원금 문제에 대해 선명한 입장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일각의 선별 지급 주장에 대해 “재난지원금 성격을 오해하고 헌법상 평등 원칙을 위반해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며, 더불어민주당이 견지해온 보편복지 노선을 버리고 보수 야당의 선별복지 노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피해 보지 않은 국민은 없다. 재난지원금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데, 더 많은 세금을 냈거나 내야 할 사람들을 경제정책 집행에서 배제해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민 1인당 30만원의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전국 5184만명 기준으로 총 15조552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재난기본소득은 이 지사의 ‘시그니처 정책’이다. 그는 경기도에 선제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했고, 결과적으로 중앙정부 차원의 재난지원금 지급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직후에도 이 지사는 “전보다 더 추운 혹한이 오는데, 더 강력한 담요나 최소한 같은 담요를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2차, 3차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대책이나 부동산 정책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현안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도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 기본주택 의제를 강조하며 부동산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한 도·시군 합동 특별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폭발력이 높은 이슈에 대해 이 지사가 ‘선명성’을 앞세워 연일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그의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도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20~22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6% 포인트 상승한 24%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1% 포인트 내려간 22%로 2위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는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의원들을 ‘핀셋 지원’하며 당내 우군 늘리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원욱 의원에 대해 “최고위원이 되면 당론으로 기본주택을 추진하고, 경기도정에도 큰 도움을 줄 것 같다”고 했고, 소병훈 의원에 대해선 “차기 지도부에서 기본소득 당론을 반드시 관철할 분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에 대해서도 “자치분권 실현 주장에 공감한다”고 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뜻이 맞는 의원들과 일종의 ‘가치 연대’를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국(이자제한법·병원 수술실 CCTV 설치) 박용진(공매도 금지 연장) 신정훈(부동산 백지신탁제) 윤준병(노동경찰제) 의원과의 ‘입법 연대’도 같은 맥락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