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유행 책임론 밀리면 안된다’… 여야, 끝없는 네탓 싸움

입력 2020-08-25 04:03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다 잠시 눈을 비비고 있다. 이 대표는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코로나19 검사에 불응한다면 정부는 전원 고발과 구상권 행사도 불사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여야가 코로나19 2차 대유행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데 열중이다. 지난주부터 계속돼온 이런 공방은 코로나 확진 증가 추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을 겨냥해 국론 분열을 조장한다고 화살을 돌렸고, 통합당은 2차 유행은 오로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받았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은 국론 분열 조장을 자제하고 방역에 협력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방역에 협조할 의지가 있다면 광화문 집회 참가자에게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해줘야 한다”며 “그 일이 그토록 어려운 것인지 통합당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통합당이 정부의 방역 실패로 몰고 가려는 무례한 의도를 드러냈다”며 “전현직 의원과 당원이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고, 국민이 위협받는 대위기가 벌어졌다. 책임을 못 느끼거나 회피하려고 한다면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최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방역의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통합당은 정부·여당에 코로나 확산세의 책임을 물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3월 코로나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자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가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며 마스크를 벗었고, 국무총리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며 “국민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줬고 대유행이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방역에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선 “공권력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경우 국민에게 양해와 협조를 구해야지 범죄자 취급을 하고 공포를 조장하는 건 민주국가에서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전문가들이 2차 대유행을 경고했음에도 막지 못한 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부 책임”이라며 “지속해서 국민에게 경각심을 고취하고 계도해야 하는 정부가 오히려 임시공휴일 지정, 외식쿠폰 배포로 코로나 종식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국민의 코로나 대응에 혼선을 끼쳤는데, 유감을 표명할 생각은 없느냐’는 배준영 통합당 의원 질의에 “결과적으로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그런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광주·대전발 코로나 확산세에 이 지역 민주당 의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직원 중 확진자가 나오자 지난 17일 이곳에서 열린 ‘김대중 민주인권평화포럼’에 참석했던 양향자 민형배 이용빈 설훈 의원 등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대전에 지역구를 둔 황운하 이상민 박영순 조승래 박범계 장철민 의원은 지난 18일 대전시당 상무위원회 행사에 참석한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자 자가격리를 통보받았다.

김용현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