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이 불거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속 재임일수 신기록을 세운 24일 또다시 병원을 찾았다. 약 7년8개월의 역사적인 장기집권 기록이 작성된 날임에도 이날 총리 관저에서조차 축하 분위기는 감지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NHK방송,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쯤 게이오대 병원으로 들어가 3시간반이 지난 오후 1시30분쯤 병원 밖으로 나섰다. 게이오대 병원은 아베 총리가 연 2회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아베 총리가 이곳에서 7시간반 동안 머물며 검진받은 사실이 보도되면서 건강이상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아베 총리는 병원에서 나와 오후 2시쯤 총리 관저로 들어서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오늘은 지난주 검사 결과를 자세히 듣고 추가 검사를 했다”며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해 이제부터 업무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날 아베 총리의 병원 방문에 대해 1주일 전 검진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추가 검진까지 이뤄진 것이다.
아베 총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병원을 찾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그렇지만 2주 연속 총리의 병원 검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건강이상설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망했다.
2012년 12월 재집권 후 아베 총리의 연속 재임일수는 이날로 2799일을 기록해 외종조부(외할아버지의 동생)인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기존 기록(2798일)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연속 재임일수 신기록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교도통신이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재집권 후 두 번째로 낮은 36%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58.4%가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등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베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낸 나카타니 겐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교도통신에 “(임기가) 너무 길어서 국민이 완전히 질리고 있다. 총리 관저가 무엇을 하든 국민들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