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제출 거부로 검사 지연·압색… 신천지 때와 비슷한 사랑제일교회

입력 2020-08-25 04:05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난 2~3월 대구 신천지 사태와 유사한 양상으로 전개되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신천지 사태를 정확하게 예견했던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코로나19 재유행이 이달 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두 집단감염 사태는 전파가 이뤄지기 쉬운 3밀(밀접·밀집·밀폐) 시설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신천지 사태 당시엔 특유의 집회 방식이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많은 신도들이 바닥에 밀집해 앉아 비말 전파 위험성이 높았던 것이다.

사랑제일교회에서도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 교회의 8월 초 예배 영상이 올라온 유튜브 채널에선 수백명의 교인들이 마스크 없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콜센터, 물류센터 등 다른 집단감염보다 강한 전파력을 보이는 것도 유사하다. 신천지 사태 당시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2월 18일 이후 열흘 동안 관련 확진자 수는 840명을 기록했다. 사랑제일교회에선 지난 14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열흘 동안 841명의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다.

강한 전파력은 감염재생산지수로도 확인된다.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감염재생산지수가 2.83이라고 보고했다. 확진자 1명이 2.83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뜻이다. 신천지 사태가 대구를 휩쓸었던 2월 18~28일 사이 감염재생산지수 3.53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협조 요청에 명단 제출을 거부하는 등 방역 방해 행위를 일삼는 것도 비슷하다. 방역 당국은 지난 20일 사랑제일교회 교인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교회 진입을 시도했지만 저지로 무산됐다. 신천지 측이 허위 명단을 제출하고 수백명이 연락두절돼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결국 신천지 관련 시설이 압수수색당했던 것처럼 경찰은 21일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한편 지난 2월 신천지 사태 이후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코로나 재확산세가 이달 말 정점을 찍고 11월 초까지 신규 확진자가 7000명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최근 감염은 지난 1차 감염(신천지) 때와 비슷하게 서울의 종교시설에서 비롯됐다”며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은 2차 감염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대규모로 경제 활동이 재개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