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위기감이 고조되자 시민들은 주말 외출을 자제하며 추가확산 차단에 힘을 보탰다. 일부 장소에는 여전히 사람이 몰렸지만,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며 방역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온라인에선 ‘이번 주말에는 집에 머물자’는 메시지와 ‘집콕 인증사진’ 등을 공유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독려했다.
23일 서울 주요 도심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평소 줄이 늘어서던 강남 맛집과 카페들은 대부분 대기 줄이 없었고, 빈자리도 반에 가까웠다. 고객들의 마스크 착용과 2m 거리두기 지침 또한 대체로 지켜졌다. 나들이객들로 북적이던 지하철과 버스도 평소보다 훨씬 한산했다.
비교적 북적이는 곳이더라도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마포의 한 유명 카페 방문객 대다수는 음료 마실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좌석 간 거리를 최대한 벌려 앉았다. 카페 직원은 마스크 미착용자들에게 일일이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고, 자주 실내 환기를 시켜 가며 방역에 협조했다.
교회는 대부분 텅 비었다.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뒤 처음 맞는 일요일 예배라서다. 정부 지침에 따라 대다수 교회들은 대면 예배 대신 비대면 예배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자치구와 함께 시내 교회 6900여곳 중 3500곳을 돌며 현장 점검했다. 대부분 비대면 예배를 시행했지만, 일부 교회는 현장예배를 강행해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다.
결혼식도 소규모로 축소 시행됐다. 정부 지침에 따라 예식장 내 50인 이상이 모이는 것이 전면 금지되면서 결혼식이 미뤄지거나, 조용히 치러지는 곳이 많았다. 하객을 50명 미만으로 제한해 예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하객들은 평소 식당으로 사용되던 연회장으로 가 중계화면으로 예식을 지켜봤다.
온라인에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캐리커처에 ‘이번 주말에는 집에 머물러 달라’ 문구를 적은 이미지가 퍼져나갔다. 지난 21일 정 본부장은 “이번 주말이 고비”라며 “주말 동안 집에 머물러 달라”고 수차례 당부했다. 집에서 독서나 요리, TV시청 등 여가를 보내는 인증사진도 여럿 올려왔다.
주말 예정된 여행이나 행사를 급히 취소한 이들도 많았다. ‘여행취소’ ‘휴가취소’ 등의 해시태그를 단 인증글이 SNS에 연이어 올라왔고, 주요 포털 맘카페에는 주말 외출과 가족여행·아이 돌잔치 등을 취소했다는 경험담이 잇따랐다.
한편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 14일부터 열흘간 전국 신규 확진자는 총 262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2일 토요일 신규 확진자만 397명이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