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전망 -0.2%서 -1% 안팎까지 낮출 듯

입력 2020-08-24 04:05

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 안팎까지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 회복 관건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2분기에 정점을 찍고 3분기부터 진정되리라고 본 당초 전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은 실무부서는 오는 27일 발표를 앞두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 전망치 하향 조정폭을 고심하는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최근 코로나19 국내 감염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고 향후 경제 불확실성도 커진 점을 감안할 때 상당폭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중립 시나리오에서 -1%를 제시하고 부정적 시나리오에서 더 낮은 성장률을 제시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미 지난달 16일 “GDP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5월 전망치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2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3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속도가 붙으리라는 가정에 기댄 수치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7월 2주가 흘렀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며 “워스트(최악) 시나리오로 가는 우려가 들 정도로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5월 전망 당시 최악을 가정해 산출한 성장률은 -1.8%였다. 당시 한은 관계자는 “이 수치가 나오려면 2, 3, 4분기 모두 -3%씩 하락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작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8월 말로 접어든 최근 코로나19 전개 양상은 7월 초·중순보다 심각하다. 한은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분기 성장률이 -3.3%였던 데다 기존보다 강한 수준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최근 새롭게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3, 4분기 성장률도 당초 예상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2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2%에서 -0.8%로 높였지만 이는 2차 확산이 없는 상황을 가정한 수치였다. 재확산 시 전망치는 -2.0%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