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기록을 경신하는 무더위와 전례 없이 긴 장마와 폭우까지, 기후 위기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전국 교회와 기독교단체가 나섰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 유미호)은 속초에서 탄소사냥꾼 운동을 펼치고 있다. 탄소사냥꾼은 시민활동가들이 탄소배출이 없는 이동수단인 걸음, 자전거, 휠체어 등으로 이동한 거리를 측정해 인증하면 참여 기업·단체가 1km당 100원씩 기부하는 방식의 환경운동이다. 살림 코디네이터인 김대은 속초교회 전도사가 지난해 본격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탄소사냥꾼에는 지역 내 중학생 장애인 소상공인 등 250여명이 참여한다. 누적 기부금액은 400여만원으로 속초시민행복기금에 적립돼 태양광발전시설 ‘환경살림나눔발전소’ 건립에 쓰인다. 김 전도사는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한 예수님의 기적처럼 시민들의 선한 움직임을 기부금으로 바꿔 환경을 위해 사용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미호 센터장은 “자발적 움직임을 모아 태양광발전소를 만들고 여기서 만든 전기를 지역사회에 나누고자 한다”며 “사순절 탄소 금식, 창조절 생태 묵상 등 탄소사냥꾼이 아니더라도 교회가 가능한 방법으로 환경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운동에 참여하는 김영문(43)씨는 “신앙을 가진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부끄럽지 않은 크리스천이 되고 싶어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졌다”며 “두 아이의 엄마로서 오염된 환경을 다음세대에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여수와 남해에서도 교회가 주축이 된 같은 이름의 환경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여수시기독교단체총연합회(여기총·대표회장 강점석 목사) 등 기독교단체 21곳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남해안·남중권 유치위원회는 유치 활동의 하나로서 전남·경남 환경정화를 위해 지난 3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0개 시군에서 1200여명의 활동가가 해변과 관광지 등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물을 아끼는 등 활동 지침에 따라 동참한다. COP28 유치위 시민활동분과위원장인 박숙희 여수성결교회 집사는 “교계에 국한된 활동은 아니지만, 교회에서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점석 여기총 대표회장은 “하나님이 아름답게 창조하신 세상을 지켜내는 모습은 지극히 성경적”이라며 성도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생태신학을 연구해온 신익상 교회환경연구소장은 “기후 위기는 인간의 위기이고, 인간의 위기는 곧 교회의 위기”라며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교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