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난 방송에 차질없이 대처하기 위해 화상 인터뷰 도입 등 비대면 제작 방식을 도입한다. 예능 프로그램이 잇따라 무관중 촬영과 비대면 쌍방 소통을 하던 상황에서도 뉴스는 생중계 등 전통적 방식을 고수했으나 앞으로 대면 인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재난방송 주관사 KBS는 19일 시사토크 프로그램 ‘사사건건’을 시작으로 방송 전반에 비대면 제작 방식을 도입했다. 이날 방송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화상 연결을 통해 방송하고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떴다. 고정 출연자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성동 무소속 의원은 스튜디오가 아닌 어플리케이션 ‘스카이프’에 모습을 드러냈다.
KBS는 뉴스 제작 부서에 대면 최소화나 화상 연결 권장 등 지침을 담은 ‘감염병 지속 시 업무추진계획’을 각 부서에 전달했다. 스튜디오에서 앵커와 대담할 때도 2m 이상 거리두기를 지시했고, 내부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필수 사업장 소독이 완료되는 24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고 방송한다. 뉴스 진행이 가능한 별도의 스튜디오도 마련해둔 상태다. KBS1라디오(FM 97.3MHz)는 KBS 건물이 셧다운 될 상황에 대비해 재난방송 모의 훈련을 21일 실시했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만큼 비상 상황에서도 방송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KBS는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성, 보도, 기술 등 본부별로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대응을 대비하고 있다. SBS와 MBC도 코로나19 비상상황 대비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CBS와 SBS 셧다운 사태로 방송사들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해지면서 나왔다. 앞서 CBS는 스튜디오 촬영에 참석한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하루 동안 정규 방송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드라마 촬영은 잠시 중단된다. KBS는 ‘그놈이 그놈이다’와 ‘도도솔솔라라솔’ 출연 배우 가운데 확진자가 나와 촬영장 문을 닫은 가운데 24일부터 30일까지 전체 드라마 제작을 중단했다. 스태프가 여러 촬영을 병행하는 방송 제작 환경 특성상 도미노 감염이 우려되어서다. 26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도도솔솔라라솔’을 포함한 후속 수목드라마는 편성 일정이 조정되고 ‘비밀의 남자’는 1주일 결방한다. 넷플릭스와 스튜디오 드래곤 드라마 촬영장도 당분간 문을 닫는다. tvN과 OCN 드라마 제작도 31일까지 중단한다.
방송가 중 재난 상황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대응했던 예능 분야는 비대면 제작 방식을 한층 강화한다. KBS ‘뮤직뱅크’ 등 음악 프로그램이나 tvN ‘코미디 빅리그’는 무관중 녹화를 유지하고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MBC ‘백파더’ JTBC ‘비긴어게인 코리아’ 등도 온라인을 통한 쌍방향 소통 방식으로 시청자와 만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