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 트러스트 3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치른 타이거 우즈(45·미국)와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가 대회장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함께 햄버거로 점심을 먹는 모습이 포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초현실적’인 풍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TPC 보스턴 미디어 센터 옆에 마련된 피크닉 테이블에 함께 앉아 주문한 햄버거를 먹었다. 기자나 대회 운영 스태프 등 약 20명이 그들 주변을 오가곤 했지만, 우즈와 매킬로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웃고 떠들며 30분 동안의 점심 식사를 함께 마쳤다.
‘슈퍼스타’인 그 둘이 대회장의 야외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는 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우즈나 매킬로이가 플레이를 마치고 대회장을 돌아다니면 그 둘의 활약을 보기 위해 골프장을 찾은 수많은 갤러리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기 위해 둘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PGA 투어 골프 대회가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이런 비현실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었다.
골프채널은 단 6개월 전까지만해도 둘이 한가하게 피크닉 테이블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으며 여유를 즐길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아주 드문 광경이었다”고 보도했다.
둘은 함께 점심을 먹으며 오랜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했지만 이날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는 대답을 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던 우즈는 계속된 퍼팅 실수 속에 2오버파 73타에 머물렀다. 출전한 70명의 선수 중 67위에 그친 저조한 성적이다. 매킬로이는 더 심각했다. 3오버파를 기록하며 우즈보다 한 단계 낮은 68위를 기록했다. 둘은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사이좋게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이날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이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를 쳤다. 중간 합계 22언더파 191타로 공동 2위인 해리스 잉글리시와 스코티 셰플러(이상 미국·17언더파)를 5타 차로 따돌리고 이번 대회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공고히 했다. 전날에도 11언더파 60타를 쳐 선두로 올라섰던 존슨은 이틀 동안 18타를 줄이는 괴력을 선보였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는 2타를 줄이며 14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김시우는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밖에 줄이지 못했다. 중간 합계 11언더파로 순위는 전날 공동 9위에서 공동 15위로 밀렸다. 이경훈은 9언더파 공동 22위에 머물렀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