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으로 지역 315명, 해외유입 9명 등 324명의 새로운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3월 8일 367명 이후 166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우려스러운 것은 신규 확진자 규모뿐 아니다. 324명 가운데 80명은 수도권 3개 시도가 아닌 곳에서 나왔고, 제주를 제외한 13개 전 광역단체에서 새로운 감염자가 확인됐다. 신천지발 1차 유행으로 일일 확진자 수가 813명으로 꼭짓점을 찍었던 지난 2월 29일의 경우 대구·경북 지방이 91%를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수도권이 75%에 불과하다. 그만큼 전국적 확산세가 짙어졌다는 의미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사와 서울시청, 경찰청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연예인이나 판사 등도 확진자 명단에 올라 어디서, 누구로부터 감염될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감염 폭증세의 핵심 발생처인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외에서 발생한 감염자 수도 많고,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감염’이 15%에 이를 정도로 높다. 이대로 가면 감염 경로를 신속하게 추적 조사해 전파 고리를 끊던 방역 방식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확진자 폭증세를 잡으려면 방역 단계를 격상하는 방안이 가장 강력하다. 하지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과 시민의 불편이 큰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일일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현상이 1주일 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등의 기준에 미달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확산 사태가 터진 뒤 격상하는 것은 효과가 없으므로 과도할 정도로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지적을 당국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맞은 이번 주말엔 시민들의 자발적인 예방 노력이 특히 요구된다. 불요불급한 모임은 취소하고 외출도 자제함으로써 새로운 확산경로를 만들지 않는 게 긴요하다. 마스크 착용이나 손 소독 같은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이번 주말이 전국 확산의 고비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사랑제일교회나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은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뒤흔드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방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래야 방역 당국이 추적 조사를 신속하고 온전하게 진행해 감염원을 선제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설] 이번 주말이 코로나19 전국 확산의 고비
입력 2020-08-22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