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200명 이상 급증하면서 중증 환자를 위한 음압병상이 포화상태에 달해 의료 시스템 붕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다 숨지는 일이 발생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n차 지역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21일 0시부터 오는 30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개최되는 10인 이상의 모든 집회를 금지키로 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조치다. 이를 위반하면 고발 조치되며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70대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사망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사망자는 어제 오후 검사를 받았고, 오늘 오전 11시30분쯤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의료기관) 이송을 위해 자택을 방문했을 때 사망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병상 부족 우려가 커지자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회복환자는 일반 병상으로 전원을 유도해 중환자 격리병상 여력을 확보하고,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환자분류 및 병상 배정 등 수도권 공동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0시 기준 서울의 총 병상 수는 1150개(음압병상 650, 생활치료시설 500)로 현재 757병상을 사용 중이다. 병상 가동률은 65.8%다.
시는 병원 병상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19일부터 태릉선수촌 생활치료센터 382병상을 가동했으며 23일부터 한전인재개발원 124병상, 26일부터 은평소방학교 192병상을 추가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29일부터 서울시 보라매병원 등 시립병원의 일반병상 58개를 가동하고 중환자 치료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서울의료원 중환자 병상 20개를 추가 확보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자 가운데 일부가 입원 거부, 확진 후 도주, 주소·전화 불통에 따른 증상 미분류로 병상 배정을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집단감염 진원지인 사랑제일교회 확진자의 40%가량이 60대 이상이라 이들이 위중 상태로 진행될 경우 병상 부족 현상을 부채질할 개연성이 높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쓰나미급 대충격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될 것”이라며 “수도권 코로나 확산은 정상적 최대 위기 상황임을 인정하고, 최고 수준의 전방위적·실질적 대비태세에 돌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의료 역량이 감염 총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최악의 응급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공공병원은 이미 가용 한도를 넘어서고 있으므로 민간 상급병원들의 중증 환자용 격리병실 확보 협조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경기도는 18개 병원에 확보된 감염병 병상 583개 중 499개가 채워져 병상 가동률은 85.6%로 치솟았고 생활치료센터의 병상 가동률도 61.8%(204병상 중 126병상)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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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